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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승리 바이러스' 태국과 4강전 주의


입력 2014.09.29 16:16 수정 2014.09.29 16:22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한일전 승리에 취해 과도한 안도로 약체와 대결 패배 경험 많아

역대 아시안게임 전적 6승 2패..방콕 대회서는 8강 통한의 패배

일본을 꺾은 한국축구는 태국과의 4강전을 앞두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996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난적 일본을 꺾고 큰 고비 하나는 넘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28일 인천 문학경기장서 열린 일본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에서 후반 42분 장현수(23·광저우 부리)의 PK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3회 연속 4강에 진출, 오는 30일 태국과 준결승을 치르게 됐다. 상대가 태국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일본을 일단 넘었다는 안도감에 취했다가는 어렵게 올라온 토너먼트를 망칠 수 있다. 금메달을 위해 또 4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23세 이하 선수들은 병역 혜택의 기회도 날아가 버린다.


한일전 승리 바이러스, 다음 경기 망친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힘겹게 이긴 뒤 그 다음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적이 두 차례 있었다. 첫 번째가 20년 전 1994년 히로시마 대회였다. 한국은 8강전에서 황선홍의 2골과 유상철의 득점으로 난적 일본을 3-2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구 소련 영향력에 있다가 해체 뒤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의 당시 전력은 한국이 전혀 두려워할 것이 못됐다. 경기 역시 한국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오히려 중거리슈팅 한방에 0-1로 무너졌다. 중거리슈팅이 강력해서 막기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골키퍼의 실수였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 2무 1패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온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 한방에 무너졌고, 3~4위전마저 내주면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서는 2차리그 1차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은 뒤 남은 두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8강까지 올랐지만 태국과 연장 접전을 벌이다가 1-2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태국을 상대로 6승 2패를 거뒀다. 한 골차로 승패가 가려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태국이 한 수 아래라고 해서 얕볼 수가 없다.


'15득점 무실점' 태국 밀집수비 뚫어라

최근 태국 축구는 국내의 인기와 함께 대규모 투자로 전력이 성장하고 있다. 1960, 1970년대 아시아 축구의 주류를 형성했던 동남아 축구의 맹주로서 위치를 다시 굳건히 하고 나아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와 중동세를 위협하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부리람 유나이티드다. 부리람은 태국 리그의 최강팀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는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해는 FC 서울과 같은 조에 들어 16강에 진출했고, 16강전에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8강까지 올랐다. 에스테그랄(이란)과 8강전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1-2, 0-1로 지는 등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부리람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가 있다. 주 공격수 아디삭 크라이손은 2011년부터 부리람에서 뛰며 18골을 터뜨렸다. 또 아디삭은 지난해 6월 중국과 친선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5-1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치티파트 탕크랑은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부라림 소속 선수 외에도 무앙통 유나이티드, 벡테로 사사나, 촌부리 등 태국 프리미어리그 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만만하게 볼 수 없다.

그 결과 태국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4강에 올랐다. 태국은 E조에서 인도네시아, 몰디브, 동티모르를 상대로 11골을 퍼붓고 1골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조 1위로 16강에 오른 뒤 중국과 16강전, 요르단과 8강전도 모두 2-0으로 이겨 4강까지 올랐다.

15골을 넣은 득점력도 만만치 않지만 이보다 더 주목을 끄는 것은 한 골도 내주지 않은 탄탄한 수비력이다. 태국이 작정하고 잠그기 후 역습 작전으로 나온다면 한국이 의외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의 밀집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했다. 일본과 경기에서는 밀집수비를 펼치지 않았음에도 골문 앞 침착함이 모자라 후반 42분에 가서야 가까스로 페널티킥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다행인 것은 김신욱(26·울산 현대)이 부상에서 회복돼 복귀한다는 점이다. 김신욱은 일본전에서도 출격 대기 상태였지만 장현수의 골로 나서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태국의 전력이 아니다. 대표팀의 마음가짐과 스스로 골을 침착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태국전을 넘어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길이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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