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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적 김정은, 건강이상, 어쩌면 상상 이상


입력 2014.09.29 17:27 수정 2014.09.29 17:38        김소정 기자

통풍·발목수술 등 소문만 무성·노동당 창건일도 불참 가능성 높아

26일 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북한의 김정은이 소문보다 더 심각한 건강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6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김정은이 최근 다리를 저는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이후 25일에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통풍설, 발목 수술설도 제기됐다.

특히 이날 조선중앙TV가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인민들을 위한 지도자의 길을 불꽃처럼 계속 나아가신다”며 김정은의 건강 이상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 외국 의료진이 북한으로 들어간 사실도 우리 정보기관에 포착된 바 있다. 현재 정부는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아직 확인된 것은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오는 10월 10일이 노동당 창건일이지만 과거 김정일도 5주년, 10주년 등 꺾어지는 해가 아니면 종종 기념행사에 불참한 사실이 있어 김정은이 이때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최장 40여일간 장기 은둔한 사실이 있지만 그의 신변에 관련한 소식은 좀처럼 파악할 수 없었다. 특히 이번처럼 북한 매체가 “불편한 몸...”이라는 건강 이상을 시인하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 다만 과거 김정일에 대해서는 북한 매체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라는 정도의 언급은 있었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과 관련해 한 대북소식통은 ‘김일성 따라하기’를 위해 속성으로 체중을 늘린 것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실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나서기 직전까지 상당히 날씬한 체형이었지만 후계자로 등장하기 전 급격하게 체중을 늘렸고, 바로 김일성을 닮은 백두혈통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은의 존재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으며, 그가 공식 등장하기 전 그의 이름이 ‘김정운’ 또는 ‘김정훈’으로 알려질 정도였다고 한다. 막상 김정은이 존재를 드러내면서 그가 가끔 김정일의 시찰에 동행했던 인물이었다는 것이 파악됐고, 간부들 사이에서도 “김일성을 닮기 위해 속성으로 살을 찌웠다”는 말이 많이 돌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소식통은 “젊은 나이의 김정은이 통풍 정도로 기왕 소집해놓은 최고인민회의에까지 불참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당분간 거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빠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과거 김일성이나 김정일도 처음부터 뚱뚱했던 것이 아니라 지도자의 이미지를 위해 일부러 체중을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김일성도 원래 마른 체격이었다가 일순간 체중이 불어난 모습으로 등장했다”며 “이와 관련해 북한 창건을 함께 도운 김책 전 산업상이 권고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고 했다. 김정일도 정권승계 기간 동안에도 비교적 날씬한 모습으로 북한 매체에 등장했지만 정권을 잡은 이후 급격하게 체중이 불어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지도자가 되면서 마음대로 음식을 섭취하다보니 체중이 늘어났을 수도 있었겠지만 소식통은 “북한에서도 살 찌기 위한 비법이 유행한다”고 전했다.

“특히 체격이 왜소한 간부나 영화배우들 사이에서 식욕을 돋우는 가루약이 유통된다”는 것이다. 또 “풍채를 좋게 하지 위해 태반 섭취도 꾸준히 유행한다”고 했다. 소식통은 “이런 비법을 사용한 사람들은 급격하게 살이 쪘지만 대체로 수명은 짧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장기 은둔과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기획설도 제기되지만 일단 그의 건강 이상설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도 “김정은이 다리를 절룩거리는 단계를 지나 목발이나 휄체어를 이용할 정도의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을 앓으면서 장기 은둔했을 때에도 간부들 사이에서 이런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한다. 최고 수뇌부를 제외한 일반 간부들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부치는 바람에 오히려 ‘김경희 유고설’이 퍼졌고, 이후 유언비어를 만들어낸 사람들을 색출하면서 논란도 일었다고 한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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