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축제 중 가장 오래돼…100여만 명 다녀간 국내 최대 규모
우리나라에서 문화축제 가운데 가장 오래된 ‘백제문화축제’가 올해 환갑을 맞아 대성황을 이뤘다. 지난달 26일 ‘백제대제의 부활’을 주제로 부여에서 개막식을 열고, ‘백제, 꿈을 꾸다’를 내건 폐막식은 10월 5일 공주금강 신관공원에서 막을 내렸다.
1955년 '백제대제'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백제문화제는 백제의 옛 도읍지인 사비(부여)와 웅진(공주)에서 지금까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 축제는 동아시아의 문화대국 및 해상강국이었던 백제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축제다. 개막식은 부여 구드래 둔치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등 부여주민들이 참석했다. 본행사의 시작인 '혼불깨움식'에는 제1회 백제문화제 참가자와 백제 교류 5개국(일본,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사람들이 출연했다.
개막공연에는 180명의 어린이들이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로 합창해 '교류왕국 백제'를 재확인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개막식 피날레는 '한화와 함께 하는 불꽃축제'가 백마강의 가을밤 하늘을 형형색색 수놓았다.
‘백제! 세계를 만나다’를 주제로 10일 간 106개의 다양한 전시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던 축제 중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이벤트는 ‘백제문화재 프로젝션 매핑쇼’였다.
매핑쇼는 백제왕궁을 재현한 백제문화단지 내 천정문 좌우 회랑 150m 길이의 건물 외벽과 기와지붕에 3차원 그래픽 영상을 투영하는 최첨단 뉴미디어 복합영상 쇼다.
이 쇼는 “백제, 불멸의 꿈을 꾸다”라는 주제로 모두 5장으로 구성된 15분 분량으로 축제기간 동안 매일 저녁 두 차례 두 차례 연이어 선보였다.
관람자들의 탄성을 자아낸 영상 쇼는 웅장한 음향에 맞춰 빠르게 빛이 움직였다. 천장문과 건물벽면이 불타오르다가 무너지고, 백제인의 형상이 등장하는가 하면, 거대한 용이 천장문 주변을 날아다니다가 하늘로 포효하는 장면도 연출된다,
제1장 ‘전설의 시작’은 사비천도를 통해 백제의 중흥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성왕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새로운 전실이 시작되는 장면을 담았다.
2장은 ‘백제, 다시 꿈꾸다’는 혼돈과 절망의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부활하는 백제를, 3장 ‘금동대향로에 이상세계를 담다’는 위대한 문화와 기술을 가지고 있던 백제인의 염원과 꿈을 담은 금동대향로 제작 등을 각각 담았다.
4장은 ‘백제, 1400년의 긴 잠에 빠지다’에서 백제의 멸망과 함께 위기가 찾아오고, 마지막 5장은 ‘백제, 불멸의 꿈을 꾸다’를 통해 백제금동대향로에 담긴 백제인들의 이상세계와 꿈이 140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들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서은성 연출 감독은 “정적인 백제문화제을 동적으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이벤트에서만 선보이는 환상적인 영상예술을 대규모의 건물에 투영한 것은 국내서 처음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계백장군 출정식’, ‘삼국문화교류전’, ‘한중일문화교류전‘도 눈길을 끌었으며, 백마강을 건너는 옛 다리인 부교는 방문객들이 줄일 잇기도 했다. 부여굿뜨래 알밤 시식회도 후한인심을 얻었다.
공주에서는 백제 탈을 쓴 주민들과 추억의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5000여명의 주민들의 시가지를 행진하는 ‘웅진성퍼레이드’가 장관을 이뤘다. 특히 공산성 아래 금강변을 수놓은 ‘백제등불향연’은 젊은 여인들에게 탄성을 자아내는데 충분했다.
이번 백제문화축제 기간 동안 공주에만 100여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부여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전국의 여행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된다.
백제문화제 마지막은 공주에서 송석두 충남행정부지사, 박수현 국회의원, 오시덕 공주시장 등 축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지난 60년간 백제의 역사와 문화 자산을 소중히 여기고, 백제문화제가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기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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