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구축함 1호 광개토대왕함은 아직도 '486'
미사일고속함(팬티엄3 3.2GHz 싱글코어), 호위함(팬티엄3 3.0GHz 듀얼코어)에도 뒤처져
한국형 구축함 1호인 광개토대왕함이 아직까지 486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해군함정 전투체계 장비현황’에 따르면, 광개토대왕함을 비롯해 우리 해군이 지휘함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축함(DDH-1)들은 현재까지 16MB 메모리의 486 컴퓨터(펜티엄1) 등 노후장비에 기반을 둔 전투체계를 활용하고 있다.
함정의 전투체계는 함정 내부에 명령을 하달하거나 함정간 전술데이터·레이더·영상·오디오 등의 정보를 전송·공유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지휘함으로 사용되고 있는 구축함들의 경우, 도입 십수년이 지난 노후장비 탓에 최신식 장비를 탑재한 예하 함정들의 정보를 제공받아도 제대로 분석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국내에서 개발돼 해군에서 운용 중인 미사일고속함(PKG)과 호위함(FFX)에서는 각각 팬티엄3(3.2GHz 싱글코어), 팬티엄3(3.0GHz 듀얼코어) 등 최신식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
특히 광개토대왕함처럼 노후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을지문덕함의 경우, 2012년부터 매달 1회꼴로 전투체계 시스템이 다운되는 등 DDH-1 전투체계에서 24번의 셧다운이 발생했다. 다행히 함정에서 사용되는 2개의 서버가 동시 다운된 사례는 없었으나, 모두 다운될 경우 15분간 지휘함으로서 역할이 마비된다.
김 의원은 ”최첨단 군이라고 이야기하는 대한민국 군이 도입 이후 15년이 넘은 구형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대당 2000억원이 넘는 장비가 한순간에 고철덩어리가 되는 일이 없도록 이른 시일 내에 예산을 확보해 장비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은 지난 2년간 어뢰방어 불능상태로 작전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이 국방기술품질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율곡이이함 병탄창 정밀 검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3월 육안검사 등을 통해 율곡이이함에 탑재된 총 24발의 기만탄(모함과 비슷한 소음을 발생시켜 어뢰의 탐지기를 속이는 역할) 중 18발이 바닷물에 의한 부식으로 사용이 불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부식이 확인된 지 7개월째, 대안이 마련된 지 3개월째 해수유입 대안을 승인해줘야 하는 방사청의 형상통제심의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아 기만탄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해군은 해수 유입이 가능한 상태의 기만탄을 900여발이나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합동참모본부의 ROC(작전요구성능) 미적용, 해군의 정비주기, 방사청의 형상통제심의위원회 미개최 등 무기개발에 투입된 모든 기관의 부실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ROC 수립 당시 장비사용 환경의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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