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 김무성, 대권질문 받자 "답변은 김문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대권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 답변하겠다”며 재치 있게 답변을 유보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중국 북경교육문화호텔에서 재중동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대통령이 꿈이라는 한 유학생의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고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현재 어떤 책임감을 갖고 있고 그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얼떨결에 답변을 대신하게 된 김 위원장은 대권과 관련된 답변은 아껴둔 채 한중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이런 차원에서 모든 외교전문가와 정치역량을 모아서 검토하라는 소중한 현지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재중동포들은 △열악한 대한민국국제학교의 환경 개선 △중국 유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 문제 △중국 영사관 업무에 대한 문제 제기 △중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 절차 간소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 재외동포는 “한국국제학교는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인데 정부의 지원이 너무 미약해 재정적 어려움이 많다”며 “학생들을 위해 전 교실에 공기청정기와 강당에 에어컨이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대표는 “지금 중국에 있는 한국의 학생들은 앞으로 중국전문가로 양성될 좋은 인재들인데 학교사정이 열악하다. 특히 스모그가 많아서 우리들도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해결)하면 선거법 위반이고 좋은 후원자를 구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칭화대 졸업을 앞둔 한 유학생은 “중국 유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2년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이 때문에 졸업을 하면 귀국을 해야 한다”며 취업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주길 부탁했고, 김 대표는 “우리들이 연구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재외동포들은 주중 대사관의 업무 비효율성과 불친절한 대응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재중한국인회 수석부회장을 지낸 한 재중동포는 “중국 대사관에 근무 중인 공무원들이 업무교대를 하면서 업무이전이 전혀 없다”며 “주재하는 공무원들은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이것이 한중관계에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전혀 고려가 없이 명령이 나면 귀국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중관광미디어연합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재중동포는 “긴급한 상황에서 비자담당 영사에게 신분을 밝혔는데도 면담조차 할 수 없었다”며 “직접 영사관을 찾아갔는데도 담당자에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의원은 “지휘관이 둘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대사는 한날 같은 시간에 둘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공사 이하 일선 직원들은 나의 경우 1~2주정도 공동 근무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것은 외교부장관이 결정만 하면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내가 건의를 하겠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비자발급 부분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영사담당 공무원 수를 늘리고 있지만 그만큼 교류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면이 있지만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무성 “14일 정당간 정책대화 개최로 양국간 4개 전략대화 체제 완비”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재중동포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이번 한중 정당간 정책대화는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 와서 양국 정상이 신설하기로 합의한 4개 전략대회 중 하나”라며 “내일 정당간 정책대화를 개최하게 됨으로써 양국간 4개 전략대화 체제가 완비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4개 전략대화 가운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대화 △양국 외교·국방차관간 외교안보 대화 △양국 국책연구기관 합동전략대화는 지난해 11~12월 서울과 베이징에서 각각 개최됐다.
김 대표는 “4개 전략대화체제가 활발하게 진행되면 한국과 중국이 지난 20년간 서로 우의를 다지며 발전한 것보다 더 깊이 있고 큰 발전이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진핑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이 넓은 중국의 부패를 청산하는데 큰일을 하고 있다”며 “새누리당도 지금까지보다 좀 더 깨끗하고 새롭게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집권정당이 되기 위해 현재 몸부림 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전당대회때 약속한 ‘보수는 혁신한다, 나부터 혁신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보수혁신위원회를 만들어서 당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우리가 잘 할 때는 박수를 많이 쳐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또 재중동포들과 관련된 현안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우선 재중동포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 대해 “한국학교 수업료가 연간 1000만원에 달해 학부모의 부담이 크다”며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은 한국학교 관련 예산을 증액해서 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련 예산은 증액을 위해 노력했고 일부 성과가 있지만 아직까지 많이 모자란다. 계속 노력하겠다”면서 “원유철 의원이 한국학교와 한글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해서 제출했고 현재 상임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유학생들의 취업 문제에 대해서도 “외국인이 중국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을 하려면 2년 이상 관련 분야의 업무 경험을 요구해 졸업 후 바로 취업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우리나라는 유학생들이 최대 1년까지 체류할 수 있는 구직비자가 있는데 중국은 그런 게 없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직비자 도입과 취업요건 중 2년 경력 삭제를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좀 특별하게 잘 해결해달라고 계속해서 중국 정부와 교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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