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오른지 100일 김무성 '중심잡기' 성공했나
7.30재보궐 승리와 보수혁신 의제 선점했지만 산적 현안처리가 '첩첩'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1만 표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친박실세’ 서청원 후보를 꺾고 당대표 자리에 오른 김무성 대표가 21일 취임 100일째를 맞이한다.
취임 당시 약속한 7.30 재보궐선거 승리와 보수혁신 의제 선점 등의 성과는 눈에 띄지만 계파갈등과 청와대와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는 김 대표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라는 평가다.
‘탕평인사 기용’, ‘수평적 당청관계 형성’ 등을 약속하며 보수혁신을 이뤄내겠다던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열린 재보선에서 완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임기를 시작했다.
재보선 압승으로 리더십에 힘이 실린 그는 탕평인사 기용에 몰두했다. 당대표의 양 팔이라 불리는 사무총장과 제1사무부총장에 영남의 이군현, 강석호 의원을 임명해 측근을 기용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박’ 이정현 의원을 배치하는 등 전체적으로 중심 잡기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이후 김 대표는 정치인의 과도한 음주문화 금지, 비행기 이코노미석 탑승, 출판기념회 자제, 각종 행사 화환 보내기 자제 등 고비용 정치구조를 바꾸려는 노력과 동시에 불체포 특권 포기 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강조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 대표의 개혁은 당직 인선과 혁신 작업을 이끌 보수혁신위원회 구성에서 방점을 찍었다. 대권의 잠재적 경쟁자라 할 수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삼고초려 끝에 위원장으로 불러들이는 초강수를 둔 것.
김문수 혁신위의 활동은 아직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지만 새누리당의 혁신 의제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다.
‘세월호 특별법’, ‘당청 관계 회복’ 등 산적한 현안처리가 더욱 중요
이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순항하고 있는 듯한 ‘김무성호’지만 앞으로 닥칠 일들을 생각하면 마냥 웃을 수는 없다. 여전히 여야 간 이견이 큰 세월호 특별법을 이달 안으로 제정해야 하고 껄끄러운 당청관계도 풀어야 한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20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취임 100일이라지만 아직까지 특별히 눈에 띌 만한 성과도 없고 특별히 실패한 것도 없다”면서 “지금 최우선 현안은 세월호 특별법”이라고 강조했다.
가 교수는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의 원내지도부가 협상해야 하는 문제지만 전체적인 당 차원에서도 잘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또한 특권 내려놓기와 공천 관련한 문제 등에서 어떻게 불협화음 없이 당을 잘 이끌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을 어떻게든 돌아가게 해야 하는 차원에서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며 “당 대표로서 야당과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의 중국발 개헌 논란으로 악화된 당청과의 관계 회복도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대표는 최근 방중 당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기국회 이후 개헌 요구가 봇물 터질 것”이라고 불을 지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엄청난 논란으로 확산됐고 결국 김 대표는 하루만에 박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성급히 사과를 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강조하던 수평적 당청관계가 제대로 형성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신 교수는 “김 대표가 청와대와 각을 세울 때와 아닐 때를 잘 구분을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향후 당청관계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가 중요한 현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로서 당 내부의 신뢰를 얼만큼 받을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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