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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멸공의 횃불'에 '진짜사나이'로 답해야하나


입력 2014.11.04 11:18 수정 2014.11.04 15:26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아예 물의 빚은 연예인들 '자숙기간 가이드라인' 만들자

MC몽의 복귀는 타이밍이 별로 좋지 않았다. 윤일병 구타 살인 사건에 대해 군사법원이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고 가해자들애게 15~45년의 형량을 선고한 것이 불과 며칠 전이었다. 이 선고에 대해서 대중적인 법 감정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살인죄가 적용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법 원칙에 입각해 군사법원이 판단을 했겠지만, 많은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관심의 대상인 법률적 사안에 대해서는 대중의 법 감정이 작용하는 법이다. 그 법 감정은 많은 국민, 시민들이 자신의 뜻이나 소망과는 관계없이 군대에 가고 그 곳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불행을 겪기 때문이다.

2011년 4월 11일, 병역기피 혐의를 받고 있던 MC몽에 대해 법원은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증,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치과의사들에 대한 진료 의견에 따라 정당한 발치였다고 판단한다."라며 무죄 판결을 했다. 고의로 발치를 통해 병역을 기피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연기한 점에 대해서는 그 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MC몽에게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여 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그는 뒤늦게 입영을 소망했지만, 나이가 많은 관계로 입대를 못했다. 중요한 것은 팩트인데, MC몽은 군대를 가지 않았다. 군대면제는 고의 발치인지, 정당한 발치인지는 뭇사람들에게 관계가 없다. 더구나 입영연기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한 일도 분명 존재했다.

그가 법적으로 정확하게 판결을 받았고, 그 죄에 대해서 형벌로 대가를 치렀음에도 이런 사안은 대중들의 법 감정을 자극하고 발동시키기에 충분한 사유가 되었다. 무엇보다 MC몽이 고의발치를 하지 않아 무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논란은 크게 일어나 증폭되고 결론은 유야무야되는 일이 많으니 어쩌면 당연한 노릇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해서 활동재개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는 이전부터 매우 많았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연예인이나 그들의 관련 콘텐츠를 유통 소비시키는 이들은 각 개별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방송사의 경우에도 시청률을 우선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주변 눈치를 살필 뿐이다.

5년 만에 컴백한 MC몽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MC몽 6집 앨범 재킷

다만 형법적인 사건과 민사적인 사건으로 나뉘어 살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사생활 차원의 문제 보다는 형사적인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방송 출연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영원히 방출할 것인지 특정 기간을 규정해야할 것인지를 두고 그동안 설왕설래했다.

MC몽의 복귀가 아무 탈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군대 문제를 둘러싼 한국인들의 감정을 과소평가한 것이 되겠다. 더구나 윤일병 사건으로 인해 이에 대한 법 감정도 별로 좋지 않은 시점이다. 물론, '멸공의 횃불'같은 노래가 부각이 되리라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MC몽의 재능과 능력을 우선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MC몽의 음원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그에 대한 대중적 선호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그의 능력과 재주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개인적인 재능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있고, 군대 감정법으로 그의 전인격을 재단하고, 활동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멸공의 횃불'을 찬양할 필요도 없다. 그것은 전투의 장렬한 죽음을 독려하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을 유지하는 아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다. 많은 일반 청년들은 자신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전투 중에 죽어간다. 죽고 죽이는 전쟁 속에서 개인의 의사 선택 그리고 행복은 있을 수 없다. 전쟁의 수행은 불기피한 마지막 수단일뿐이다. 때문에 특수한 조직에서 불리는 군가, 전쟁터나 군대가 아닌 일반 사회에서 전쟁을 독려하는 노래를 회자시킬 이유는 없다. 그것은 최소한에 그쳐야할 방어를 통한 최선책에 한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MC몽의 노래에서 아쉬운 점은 복귀 시점도 있겠지만, 앞선 많은 사람들의 군대 감정법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MC몽은 대중뮤지션이자 연예인이기 때문에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따라 여론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적어도 이번에 발표한 노래 가운데, 군복무를 하고 있거나 그로인해 연관이 있는 사람들의 애환을 다룬 노래들을 선보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팬들을 생각한 것이겠지만, 발표한 노래들은 자기중심적으로 보인다. 꼭 군가는 아닐지라도 '진짜 사나이'가 되어 돌아오는 전략을 추구했어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따져 볼 때 이런 점은 부족해 보인다.

차제에 자숙기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인터넷의 악플이나 극성 반응이 스타들이나 유명인들의 복귀를 좌우하는 유일한 잣대로 작용하는 감이 많기 때문이다. 병역문제에 관해서는 더욱 시급한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민감하고 뜨겁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에 관한 사례들이 또 있을 수밖에 없다. 병역의무제도가 있는 한 이런 공방은 불필요한 소모전을 낳고 국력을 낭비시킨다. 그 소모적인 시간에 통일을 고민하고 나라를 어떻게 지키고 개인의 행복을 연결시킬 것인지 고민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글/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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