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북미간 '인질협상'에 정보국장 보낸 이유가...

전문가 "북미관계 개선 의미보다는 북핵문제 해결 없이는 관계개선 없다는 메시지"

백악관 집무실에서 전화를 걸고 있는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형.(자료사진)ⓒ백악관

미국의 제임스 클래퍼 DNI 국가정보국장이 방북 이후 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2명의 미국인을 석방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 혹은 북미 직접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10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을 통해 “이번 협상의 특징은 국가정보국장이 평양에 가서 1박을 하면서 자국의 인질을 석방했다는 초유의 일”이라면서 “정보국장이 북한에 간 이유는 북미 간 협상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 없이 북미관계 개선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미국 행정부의 특별한 대북특사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만약 성김 6자회담 대표가 인질을 구출하러 갔다면 앞으로 6자회담에 있어서 북핵문제 해결보다는 북미관계 개선이 우선 아니냐는 메시지가 확인되면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때문에 절묘한 정보국 최고 수장을 보냄으로써 정보와 정책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특수한 인질외교를 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 “미국의 입장에서는 인질을 석방하는 것일뿐 북미 대화재개하는 것은 별개라고 못을 박았다”면서 “지금 UN에서 논의되고 있는 북한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부분에 있어서 미국의 기본적 입장은 바뀔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미국이 요구하는 어떤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이상 의미있는 북미 간 대화는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북한이 (대화)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향후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 민간 부분에 있어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한국, 중국 등에 있어서 혹시나 정책담당자가 북한을 갔다면 인도적 목적과 정치적 목적이 연계되는, 다시말해 인질 석방을 빌미로 북미간 직접대화를 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클래퍼 정보국장을 보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 때문에 통미봉남의 효과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지만 클래퍼가 두 명의 인질을 데리고 나왔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북미 간에 직접 대화할 가능성, 다시 말해 연말이나 연초에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