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유나의 거리' 창만, 이 시대의 희망"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유나의 거리'의 김창만은 참 착한 남자다. 창만을 연기한 이희준에게 창만은 어려운 캐릭터였다.
이희준은 지난 13일 서울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극 초반에는 착해도 너무 착한 창만이를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작가님이 '창만이는 희망'이라는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며 "창만이를 통해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나의 거리'는 서민들이 모여 사는 다세대 주택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창만이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매치기범, 전직 조폭, 꽃뱀, 일용직 노동자 등 사회에서 소외된 '밑바닥 인생들'을 담담히 그려내 호평받았다.
창만은 고아에 검정고시 출신 청년 백수다. 그럼에도 절대 기죽지 않고 당당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간다. 그는 아는 것도 많고 못하는 게 없는 건실한 청년. 무엇보다 뼛속까지 착한 마음씨로 다세대 주택 사람들을 위로한다.
각기 다른 상처와 어두운 과거를 지닌 사람들은 창만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창만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남자다. 소매치기범인 여자친구를 바른길로 인도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창만을 보면 너무 착하다는 생각이 든다.
"착한 창만이에 비해 저는 도덕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참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창만이 말한 '사람은 적당한 기회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대사를 믿어요. 다만 그게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슬프죠. 창만이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희망이라 생각해요."
이희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창만일 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창만이를 통해 변했어요. 창만이처럼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게 됐고, 지인들을 위로해주는 저를 발견합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죠."
이희준은 또 극 중 나오는 소외 계층을 현실에서 볼 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8개월 동안 창만이로 산 그는 영락없는 '착한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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