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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클래퍼 특사로 인정 안해…오바마 서한에 실망


입력 2014.11.17 10:17 수정 2014.11.17 10:21        스팟뉴스팀

WSJ 인터뷰서 클래퍼 국장 방북 뒷얘기

북한이 지난 7일 방북한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특사로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YTN뉴스 화면캡처.

북한은 지난 7일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방북했을 때, 처음에는 융숭히 대접했으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뒤 태도를 돌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클래퍼 일행의 방북 전과정과 뒷얘기를 상세하게 밝혔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지난 7일 오후 7시에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다. 클래퍼 국장의 방북은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전격 석방했던 북한이 이달 초 미국 정부에 다른 두 억류자 석방 문제를 논의할 각료급 고위 특사 파견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요청한 것에 따른 것이었다.

공항에 도착한 클래퍼 국장을 영접나온 것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었다. 클래퍼 국장은 "영빈관으로 향하는 45분은 끝이 없는 듯했다. 차에 타자마자 김원홍과의 토론과 대화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클래퍼 국장의 일행은 평양 시내 음식점으로 안내되었으며, 이 자리에서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접대했다. 식사 시간은 3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이들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나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토론했다.

식사가 끝나자 클래퍼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김 정찰총국장에게 전달했다. 이 서한에 대해 클래퍼 국장은 "'긍정적 제스처'로 두 명의 미국인 억류자를 석방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사과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클래퍼 국장은 "김 정찰총국장은 친서를 받고 놀라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후 클래퍼 국장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돌변했다.

다음날 정오께 북한의 한 관리는 클래퍼 국장에게 "당신은 단지 두 명의 억류자를 인도받기 위해 왔을 뿐이므로 특사에서 강등하겠다"며 "새 신분을 고려할 때 당신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평양 시민들은 당신이 억류자들을 제거하러 온 줄 알고 격앙해 있다"고 전했다.

이후 다른 관리가 와서 클래퍼 국장에게 "20분을 줄테니 짐을 싸라"고 통보한 뒤 고려호텔로 이동, 억류됐던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 2명을 인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정찰총국장은 클래퍼 국장에게 "장래에는 억류자 사안이 아닌 다른 현안으로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클래퍼 국장은 공항으로 돌아가는 리무진 안에서 만났던 북한 측 젊은 인사를 익명의 '대화 상대(interlocutor)'라고 표현하며, "남북 분단에 대해 유감을 표한 그에게서 희망의 여지를 봤다"고 말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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