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삼성, 부진 장기화 ‘나혼자 농구 한계’
길렌워터-라이온스에 과도한 의존도
조직력-수비 강화 없이 승리 어려워
최근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공통점은 바로 뛰어난 외국인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는 '나 혼자 농구'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11일 나란히 패배했다. 오리온스는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4-15 KCC 프로농구 3라운드 경기에서 80-91로 패했다. 삼성도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전에서 78-80으로 무너지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평균 득점 1위인 오리온스의 길렌워터는 이날 경기에서 31점, 득점 3위인 삼성 리오 라이온스는 25점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다른 국내 선수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오히려 두 팀은 고비마다 두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드러내며 자멸했다.
상대팀의 경우 국내 선수들의 분전이 더 돋보였다. 오리온스를 무너뜨린 LG는 주축 선수인 데이본 제퍼슨 외에도 유병훈(21점), 김영환(14점), 문태종(12점) 등 국내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삼성과 접전을 펼친 KGC는 간판센터 오세근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 국내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리바운드에 가담했고, 양희종이 15점 8리바운드의 깜짝 활약을 펼친데 힘입어 재역전승을 거뒀다.
오리온스는 시즌 초반 8연승을 달릴 당시만 해도 길렌워터 외에 다른 선수들 역시 제몫을 했다. 하지만 이후 6승 11패에 그치며 순위가 4위까지 뚝 떨어졌다.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3승 7패다. 허일영-김강선의 부상과 이승현-김동욱의 부진이 맞물리며 승부처에서 길렌워터만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삼성은 이보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더 심하다. 라이온스가 득점(19.8점), 리바운드(11개), 어시스트(2.9개)에서 모두 팀 내 1위다. 경기가 안 풀리거나 4쿼터만 되면 라이온스를 앞세워 일대일 공격을 한다는 사실은 삼성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삼척동자로 알 수 있다.
문제는 라이온스가 넣는 것(공격)만큼 내주는(수비) 것도 많은 선수고 삼성 전체적으로 도 수비가 좋지 않다는 데 있다. 라이온스 혼자 아무리 활약해도 비효율적인 경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삼성은 경기당 81.2실점으로 리그 최다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농구는 어디까지나 팀 스포츠다. 한두 명의 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농구로는 어쩌다 이길 수는 있어도 강팀이 되기는 어렵다. KBL이 비록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조직력과 수비적인 색채가 더 강조되는 리그다. 국내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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