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기형적 중립경기 폐지…KBO 입장 변화 배경은?
KBO, 실행위원회 열어 프로야구 규정 손질
2016년부터 실행..신축구장 완공 시점과 일치
2016년부터 한국시리즈 중립 경기가 폐지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KBO 회의실에서 2015년 제1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행위에서는 도핑 관리 체제의 강화, 올스타전 운영 방식 변경, KBO와 특정 구단을 향한 공개 비방과 인종차별 발언 등 명예훼손에 대한 제재 규정 등이 신설됐다. FA 제도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차후 실행위에서 제도변경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야구팬들이 가장 반길만한 소식은 역시 한국시리즈 경기 일정과 장소에 대한 개선안이다. 그동안 KBO는 한국시리즈에서 두 팀의 연고지 경기장이 2만 5000석 미만일 경우 5·6·7차전을 무조건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도록 규정해왔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중립 경기를 하지 않고 순수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바뀐다. 정규리그 우승팀 구장에서 1·2·6·7차전, 플레이오프 승리팀 구장에서 3·4·5차전을 치른다.
한국시리즈 중립 경기 제도는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사라져야할 악습 중 하나였다. 한마디로 지방팀과 스몰 마켓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 정책이기 때문이다.
KBO는 작은 규모의 구장에서 한국시리즈가 진행되면 수익성과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명분 때문에 중립경기를 고집해왔다. 관중석 규모가 2만 명에 못 미치는 대구나 목동구장을 연고로하는 삼성-넥센 팬들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도 안방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거의 볼 수 없다는 불만이 컸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통합 4연패를 비롯해 무려 6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홈구장인 대구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2002년과 2013년 단 두 번뿐이다.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정규시즌 우승팀의 가장 큰 혜택인 '홈 어드밴티지'가 사라진다는 것도 모순이었다.
삼성은 준우승을 기록했던 2001년에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잠실을 연고로 하는 두산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3차전부터 남은 경기 모두를 사실상 잠실 원정경기로 치르며 역차별을 받아야 했다. 잠실 중립경기의 모순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그 어떤 종목보다도 지역 연고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에서 한국시리즈 중립 경기는 연고제의 근본 취지와 지역 팬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시대착오적인 제도였다. KBO가 진정한 '팬서비스' 마인드보다는, 수익성에만 급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이는 지방의 야구 저변 확대에도 걸림돌이 되는 요소였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리그에서도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이 중립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경우는 없다. 야구계 내부에서도 여러 차례 한국시리즈 중립 경기를 폐지해야한다는 여론이 제기 됐으나 그동안 유야무야되기 일쑤였다.
KBO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최근 지역 야구 인프라의 성장 때문이다. 올해부터 KIA의 새로운 홈구장이 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가 새롭게 개장했고, 향후 고척돔에서는 넥센의 홈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삼성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구구장을 떠나 2016년에는 신축구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지방 신축구장들의 관중 수용능력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굳이 잠실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KBO가 중립경기 폐지를 2016년부터로 예정한 것도 삼성의 신축구장 완공 시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쉬운 것은 기왕 옳은 결정을 내렸다면 올해부터 즉각적으로 시행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홈구장에서 지역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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