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소득 불평등 조장? 오히려 부의 축적 견제
"경쟁자 추격하려는 기업가정신 통해 격차 견제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
자본주의가 소득의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오히려 부의 축적을 견제해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은 8일 서울 여의도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소득 격차에 대한 편견을 허문다’라는 제하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업가정신의 관점에서 본 소득격차’를 주제로 “자본주의 체제가 소득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고 그래서 재분배, 과세 또는 규제를 통해 격차를 교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압도적이지만, 이런 인식은 전적으로 틀렸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민 명예교수는 ‘자본주의는 능력·재주 등 개인이 가진 자원에 좌우돼 부의 격차를 무제한 허용하는 사회체제이기 때문에 윤리적 정당성이 없다’는 ‘소득격차론’의 핵심내용을 커즈너의 기업가 정신의 관점을 통해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원동력은 기업과정신과 경쟁”이라면서 “기존의 부자를 추격하거나 추월하려는 기업가적 과정과 경쟁을 통해 부의 격차를 끊임없이 견제해 분배를 개선하는 과정이 시장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또 “경쟁은 부에 대한 추격 과정이면서 동시에 추월 과정”이라면서 “이러한 추격과정과 추월과정은 부의 축적은 무한정이 아니라 시장의 경쟁을 통해서 견제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부를 무한정으로 축적하는 과정이 아니라 부의 축적을 통제하고 견제하는 과정이며, 경쟁자들을 추격하고 추월하려는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시장 경제에서 불평등을 줄이고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의 내용을 거론하며 “기업가 정신은 한편으로는 부를 창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자들의 부를 줄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의 축적이 무한정이라는 토마 피케티의 주장은 틀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본은 빈익빈 부익부의 원흉’이라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돈이 없고 교육도 받지 못한 가난한 사람도 부자가 되도록 하는 기업가정신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고 부자가 가난한 사람이 되는 사회적 이동성이 큰 게 자본주의의 특징”이라며 “기업가정신은 재산수준이나 정규교육과도 독립적이기 때문에 재산이 없거나 교육받지 못한 빈곤한 무산자를 부자로 만드는 게 기업가정신이라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그의 주장에 대해 황수연 경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쟁이 있으면 후발 기업가들이 성공적인 기업가를 모방할 것이고 자산을 갖고 있지 못한 프롤레타리아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정신이 시장 경제에서 결국 불평등을 줄이고 격차를 줄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또한 기업가정신은 소득 격차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재화들의 질적 차이도 줄인다”며 앞서 민 교수의 주장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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