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어린이집 CCTV 설치는 신뢰의 문제"
"운영위에서 지원하는 경우에만 설치비 지원할 것"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2일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어린이집 폭행사건의 대응책으로 논의되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방안과 관련해 “어린이집마다 운영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서 결정해서 (CCTV설치를) 지원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CCTV가 학부모들에게는 좋을 수 있겠지만 일거수일투족이 완전히 노출돼 보육교사들에게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는 논란도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어린이집 CCTV나 라이브앱이 설치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서비스 만족도를 아마 부모님들이 많이 느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부모님들이 굉장한 선택권을 갖고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시장 원리에 작동을 해 ‘나는 그래도 불편하니까 우리는 안 한다’라는 어린이집이 있을 수 있고, ‘조금 불편하지만 감수하고 일단 부모님들께 애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서 우리는 더 많은 원아에게 신청을 받아 신뢰를 주겠다’라고 하는 어린이집이 있을 것”이라며 “그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남 지사는 “어린이집의 CCTV 설치 문제는 신뢰의 문제”라며 “지금 신뢰가 완전히 붕괴돼 있기 때문에 CCTV 설치비를 지원하면서 한 5년, 10년쯤 있다가 오히려 CCTV가 필요 없다고 하는 신뢰가 쌓이기를 기대하면서 지원을 해 드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전 9시전 조기 등교로 경기교육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부모님들이 맞벌이라 아이들을 먼저 데려다주고 출근하려면 8시쯤 나와야 되는 아이들이 상당수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일찍 등교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나는 0교시 수업을 부활하겠다는 생각도 없고, 그것은 권한 밖의 일이다. 이 문제를 내 정책, 교육 쪽의 정책으로 (구분해서) 판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배려의 관점에서 보면 ‘정책이 무너진다’라고 판단할 일이 아니고 학생들, 부모님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잘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전 9시 등교가 무너질 수 있다는 학교 측의 우려에 대해서는 “부모님들한테 상당한 선택권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오전 9시 등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팽팽하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근본적으로 0교시 수업을 안 하는 9시 등교의 원칙이 무너진다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그냥 원하는 분들에 한해서 선택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하면 다양성 측면에서 훨씬 좋은 것 아닌가”라며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지금 꿈의 교실을 지양하고 있는데 꿈의 교실을 9시 이전에 하는 것과 방과 후에 하는 것, 이렇게 두가지로 다양화해서 실천을 하면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 결국 확대할 수밖에 없는 않은가’라는 질문에는 “그것을 걱정하는 게 더 우스운 게 아닌가. 너무 좋은 걸 안 하는 게 좋은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기존의) 정책이 무너지니까 너무 좋은 정책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남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민심과 달리 소폭 개각만 하려는 데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아끼면서도 “우리 중앙정치에서 잘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 원인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비판을 받는 자리에 선만큼 특별히 할 말은 없지만 경기도정의 경우에 우리는 몇 가지 원칙을 정하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에 빗대 국민 중심의 정책을 펴 줄 것을 당부했다.
남 지사는 “첫 번째 수요자 중심의 도정을 하자. (어린이집 CCTV의 경우) 어린이 입장에서 무엇이 제일 좋은가. 이게 1번”이라면서 “두 번째는 이런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펴면서 과학적인 분석에 기반을 둔 정책, 이런 것들이 정치 전반에 펼쳐지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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