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수석' 원내수석부대표, 윤상현 → 김재원 → ?
내달 2일 원내대표 경선 실시예정인 가운데
박근혜정부 출범후 '실세' 원내수석에 관심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서 공식 사퇴함에 따라 여당 원내대표 경선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차기 원내수석부대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 여당 원내수석부대표(이하 원내수석)는 그동안 친박계가 도맡으며 사실상의 ‘왕수석’ 역할을 해왔다.
새누리당은 이 총리 후보자의 지명으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새로 선출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2월 2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선출된 원내대표는 자신을 보좌할 원내수석을 지명하게 된다.
원내수석은 원내대표를 보좌하고 13명의 원내부대표단을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야당과의 협상에도 실질적인 관여를 하지만 원내대표를 보좌하는 성격이 짙은 만큼 독자적인 정치적인 영향력이 크지는 않은 직책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탄생한 여당 지도부에서 윤상현 의원이 원내수석을 맡으면서 정치적으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친박 실세’로 불리는 윤 의원은 사석에서 박 대통령에게 ‘누나’라고 부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윤 전 원내수석은 1년의 임기 동안 여당이 수세에 몰릴 때마다 정국을 주도했고 야당에도 독설을 서슴지 않으며 ‘왕수석’, ‘새누리당은 윤상현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특히 그는 당시 정국을 혼란케 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에서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이 NLL을 포기할 수 있었겠느냐.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가 다시 “포기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하는 등 공세에 앞장섰다.
이후에도 그는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원내수석으로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2013년 11월 윤 전 원내수석의 출판기념회에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세를 확인케 했다.
지난해 5월, 이완구 전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새로운 원내지도부가 들어섰고, 윤 전 원내수석은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자연스럽게 공석이 된 원내수석 자리는 김재원 현 원내수석에게 돌아갔다.
윤 전 원내수석이 거친 독설이 담긴 소신 발언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야 활동을 해왔다면 김 원내수석은 실무형으로 청와대의 신임을 얻으며 실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전 원내대표와 함께 야당 지도부와의 협상에 직접적인 참여를 해 온 그는 특히 세월호 정국, 공무원연금 개혁 등 야당의 파상공세에 여당이 코너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절대 쉽사리 물러서지 않으며 당을 회생시켰고 대통령을 구해냈다.
지난해 11월, 김 원내수석은 누리과정 관련 예산 5600억 원을 국고로 지원키로 여야간사와 합의한 황우여 교육부장관에게 “월권이다”라고 화살을 날리며 실세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검사 출신으로 17대 국회 때 처음 정치에 입문한 김 원내수석은 실제로 당 안팎으로부터 ‘상당히 머리가 좋고 상대와의 협상에 아주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와 같이, 원내수석은 이 정부 들어 집권당에는 물론 청와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새로운 주인에 대한 관심도가 증폭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원내대표의 성향에 따라 상호 보완적인 인물이 적합할 것이라는 주위의 시선이다. 계파와 지역안배도 고려할 대상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력 후보들의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다.
지난 25일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든 이주영 의원의 한 측근은 2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염두에 둔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공개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당 재선급 의원분들 중에 기품과 능력이 많은 분들이 계시다”라며 “여야 소통, 당내 정책의 조정, 대야 협상력 등 이런 것들을 다 포괄적으로 요구되는 수석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분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계파와 지역안배를 고려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전부터 친소관계에 따른 계파는 있지만 그것이 당을 좌우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기 때문에 초월해서 선정할 것”이라며 “여러 사항을 잘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과 함께 유력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의 한 관계자는 “정책위의장과 함께 구상을 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늠이 안되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내달 2일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가운데 이번에는 어떤 원내수석이 활약을 펼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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