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이 이런 책을..."김일성은 개혁, 이승만이 6.25 유도"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이야기' 북한 옹호 내용 상당수
반면 이승만 정부와 미군 깎아내리기 결국 추천했다 취소
부산시 교육청이 공공도서관 추천 도서로 지정했다가 취소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이야기’가 6.25전쟁과 관련, 북한에 대한 지적은 최소화하고 이승만 정부와 미국에 대한 비판을 집중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0대를 겨냥하고 쓰인 해당 도서는 6.25전쟁의 책임을 우리정부와 미국으로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술돼 있어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자칫 편향적인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당 책의 초반부는 남한을 일제 잔당을 처리하지 못한 무능력한 정부로, 북한을 친일파를 청산해 대중의 지지를 받은 정부로 표현하고 있다.
해당 책은 6.25 발발 직전 남한의 상황에 대해 “미군정은 일제 관료나 경찰 군인을 비롯한 친일파들도 군정청 관리로 고용했어요. 해방 뒤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던 친일파들은 다시 거리를 활보하게 됐습니다”라며 “이승만은 친일문제 처리는 뒤로 미루고 ‘무조건 대동단결’하자고 했지요. 당연히 친일파들이 이승만 주변으로 몰렸답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북쪽에서는 1946년 2월 북조선 임시 인민위원회가 만들어졌어요. 인민위원회는 친일파 처리, 중요 산업 국유화, 토지 개혁 따위의 개혁정책을 펼쳤답니다”라면서 “북한에서는 이를 민주개혁이라 부르는데 이를 계기로 북한에서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대중의 지지를 얻게 됐지요”라고 긍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북한 김일성 정권의 초기 구성원이 친일파로 구성됐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일성 정권의 초대 내각을 구성했던 김영주 당시 부주석(일제 헌병 보조원), 강양욱 북한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일제 도의원), 허민국 당시 북한 인민국 9사단장(일본군 나고야 항공학교), 강치우 당시 북한인민군 기술 부사단장(일본군 나고야 항공학교) 등은 모두 이른바 ‘친일파’로 알려져있다.
이에 반해 이승만 정부 초기 내각은 주요 구성원이었던 이시영 당시 부통령(임시정부 내무총장), 이범석 당시 국방장관(광복군 참모장), 이청천 무임소장관(광복군 총사령관) 등은 독립운동가였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6.25전쟁의 발발 원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국민을 버리고 도망갔다는 내용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6.25전쟁이 김일성의 침략야욕으로 인해 발발했다는 설명은 없다. ‘남침’이라는 단어로만 6.25전쟁의 발발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남과 북이 6.25전쟁 발발 직전 38선상에서 지속적인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6.25전쟁 책임에 대한 양비론을 펼치고 있다.
책은 6.25 전쟁 발발직전 남한의 상황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은 무력으로 통일을 이루겠다는 북진통일론을 주장했다. 신성모 국방장관은 한술 더 떠서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을 수 있다’고 떠벌리고 다녔다”고 기술하면서 이승만 정부가 전쟁을 유도했다고 시사한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 역시 힘으로 남한을 ‘해방’시켜 북한과 같은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군사력을 길렀다”고 기술했다. 북한 측의 주장을 여과 없이 그대로 10대들이 읽는 책에 실어놓은 것이다.
특히 책은 6.25전쟁 중 민간의 피해 책임을 이승만 정부와 미군에게 돌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6.25전쟁 도중 벌어진 민간인들의 피해 사례 가운데 미군이 관련된 사례만 열거하고 있다. 반면 북한군이 전쟁도중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만을 할애하고 있다.
맥아더 당시 유엔사령관의 북진 목적에 대해서도 “미국은 전쟁을 단순한 방어전이 아니라 무력 통일전쟁으로 확대하면서 세계 질서에 영향을 미치고 싶었죠”라며 폄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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