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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 통합 앞에 놓인 구조조정 '화약창고'


입력 2015.02.25 14:47 수정 2015.02.25 14:52        이충재 기자

노조 "하나지주 '구조조정 운운'은 전쟁선포"

서울시 종로구 외환은행 본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무산 이후 하나금융 내에 구조조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통합이 지연된 상황에서 저수익·고비용이 고착화된 외환은행의 체질개선부터 해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은행 경영진은 최근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포했다. 지난해 대부분의 시중은행 실적이 전년보다 나아진 데 비해 외환은행만 수익이 더 감소해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력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외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651억원에 불과해 전년(4443억원) 대비 17.8%p 감소했다. ‘위기론’과 함께 ‘구조개선’ 필요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선 수익성 악화의 핵심 원인을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대주주이던 시절 고배당만을 챙기고,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연봉 수준을 대폭 올려준 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경영진이 당초 ‘선(先)통합 후(後)조정’ 기조에서 ‘선조정 후통합’으로 방향타를 조정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무산된 상황에서 경영진이 통합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정비를 먼저 해두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실적 악화를 벗어나기 위한 경영진의 비상경영 선언을 구조조정을 위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외환은행이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급여를 반납한 것 역시 같은 선상에서 보고 있다. “직원들 연봉조정을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사측은 외환 노조와 통합협상을 위한 대화 자리에서 ‘구조조정’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투쟁모드에 돌입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와 함께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하나지주의 ‘구조조정 운운’은 전쟁선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외환은행 노조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외환은행을 위해 어떤 희생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명숙, 심상정, 김기준 등 야당 의원들도 “외환은행 직원들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지원사격을 약속했다. 구조조정 문제를 비롯한 통합 이슈가 정치권으로 확산될 경우 또 한번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회 정무위원회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은행권 문제를 다루면 문제가 복잡해진다”며 “조금 돌아가더라도 당사자인 노사가 풀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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