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에볼라?" 야생진드기에 의료진 2차 감염
SFTS 바이러스 사람 간 전파 소식에 불안감 증폭
야생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이 2차 감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생진드기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5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여성 환자가 하루 만에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돼 의료진의 심폐소생술에도 끝내 숨을 거둔 바 있다. 숨진 환자의 혈청 분석결과 사망 원인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당시 의료진들은 환자가 SFTS와 증상이 비슷한 '쯔쯔가무시병'일 것이라 여겨 2차 감염에 대한 주의 없이 환자를 진료했으며, 의료진 중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 이들은 모두 치료 후 완치됐으나, 숨진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던 전공의는 혈소판 감소 등 중증 증상을 보여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FTS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고열과 두통, 반점 모양의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설사나 근육통이 나타난다. 이후에는 의식이 떨어지는 뇌 증상을 보이다가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사망에 이르며, 2013년 국내 치사율이 47.2%에 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야생진드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fut****'는 "제2의 에볼라인가"라며 불안해 했으며, 다음 아이디 '고****'는 "치사율이 47%면 물렸다 하면 둘중 하나는 죽는 무서운 병이네. 야생진드기 때문에 야외활동은 자제해야겠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아직까지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다음 아이디 '박****'는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걸로 아는데 많은 사람이 사망한 전염병에 대한 대처가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며 지적했으며, 네이버 아이디 'siz****'는 "효과적인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는데 증상이 나타나서 바로 가면 살 수 있을지"라며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SFTS 바이러스의 의료진 2차 감염 사고가 확인됐음에도 보건당국이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SFTS 바이러스의 경우 혈액이나 호흡기 분비물로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2차 감염의 위험이 있다. 이에 따라 SFTS 바이러스의 의료진 감염은 수차례 경고돼왔으며, 이번 사고는 세계에서 처음 발생한 사례다.
이에 대해 다음 아이디 '안****'는 "보건당국, 할일은 제대로 하자. 알려야 대비를 하지"라고 꼬집었으며, 네이버 아이디 'mrk****'는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라고 보건당국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왜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는지 이런거 조사해서 담당자 처벌하고 고쳐나가는 게 개혁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SFTS 바이러스는 그동안 야생진드기에 의해 직접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을 뿐 감염 환자와의 접촉 등 2차 감염에 대한 주의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통해 2차 감염이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2차 감염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보건당국은 SFTS 감염 환자 또는 의심 환자에 대처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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