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피습 최초신고자 "신고 직전까지도 정복 경찰 안 보여"
유형창 교수 "김기종, 블랙리스트에 있었다는데 사고 발생 대비 안해 문제"
“신고하기 전까지도 정복 입은 경찰들은 보이지 않았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 당시 이를 최초로 목격하고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한 임형준 유엔식량계획 한국사무소 소장이 신고 직전까지 정복을 갖춘 경찰은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해 경호 소홀 논란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임 소장은 6일 오전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습이 일어나고 3~4분 정도 지나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밝히며 “내가 느끼기에 상당한 시간이 됐는데 (경찰들이) 안 나타나기에 전화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5일 종로경찰서장이 브리핑을 통해 자체 판단으로 기동대 1제대와 정보관 2명, 외사형사 1명 등을 외곽 경비에 배치해두고 있었다고 설명한 것과 관련, “세종문화회관 세종홀 밖에 경찰 2~3명 정도가 서 계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특히 그는 “현장 출입에서 철저한 통제는 전혀 없다”며 “한 사람이 자기 팻말만 받아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팻말을 안 받고 아무데나 앉아도 큰 문제가 없어 이 때까지는 그렇게 해왔던 것 같다”고 행사 출입관리가 소홀했다는 데 일부 의견을 같이 했다.
실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사건의 용의자 김기종이 행사 도중 손쉽게 리퍼트 대사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을 두고 경찰은 물론 주최 측의 경호 및 보안 관리 미흡에 대한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유형창 경남대 경호비서학부 교수는 행사 시에는 반드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경찰과 안전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김기종이 경호위해정보에 들어있어 경찰이 이를 주최 측에 알렸음에도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았던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6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어떤 행사를 하든지 비상시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며 “행사를 할 때는 경찰과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행사에 대한 정보 소통이 이뤄졌다면 이 문제가 예방 차원에서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경찰의 발표를 보면 정보 형사와 외사 형사만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경호와 관련된 무력행사를 할 수 있는 인력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호와 정보·외사를 분명히 구분하지 않아 행사 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고에 대비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기종이) 경호위해정보에 들어 있었고, 정보형사가 주최 측에 이에 대해 어필을 했다고 발표한 것을 그대로 믿는다면, 분명히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것을 경찰 스스로가 시인했다고 봐야한다”고 용의자가 경찰의 경호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미리 대비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최 측에 대해서도 “경찰에 행사의 성격이나 규모, 장소를 정확히 알리고 행사에 대한 비상적인 대책과 안전 대책을 경찰과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행사 주최 측 자체적으로도 안전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정리하고 비상 통로나 비상 차량을 준비한 상태에서 행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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