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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억 윤석민' 빗나간 해외파 프리미엄


입력 2015.03.09 11:53 수정 2015.03.09 11:5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한국무대 보험용? 실패하고 돌아와도 특급대우

외국인선수와 형평성 문제..한국야구 위상도 흠집

윤석민이 역대 FA 최고 대우인 90억원에 KIA와 계약하자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하고 국내로 복귀한 윤석민(29·KIA 타이거즈)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4년간 90억원을 받게 되면서 국내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윤석민의 몸값은 역대 국내 FA 최고 대우다. 지난겨울 장원준(두산 베어스)-최정(SK 와이번스)-윤성환(삼성 라이온즈) 등이 FA 80억대 시대를 열며 거품 논란을 부추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금 90억까지 상한선이 치솟은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1~2년 내에 차기 FA 대어들이 100억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망한다.

윤석민은 2013년을 마치고 FA자격을 얻었다. 미국 무대에 진출해 1년을 보냈지만 규정상 국내로 돌아오면 FA 자격을 회복하게 돼있었다. 메이저리그 입성이 멀어진 윤석민이 국내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윤석민의 KBO내 위상을 감안하면 고액 계약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4년 90억이라는 대규모 계약이 알려지자 여론의 반응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해외진출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선수에게 거액을 안겨주는데 대한 반감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해외파 프리미엄'이라고 지적하며 장기적으로 국내 야구의 시장 질서와 위상을 어지럽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냉정히 말해 윤석민은 미국 무대에서 메이저리그 근처도 가보지 못한 선수다. 트리플 A에서 1년을 뛰며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만일 윤석민이 외국인 선수 신분이었다면 이런 성적으로는 한국프로야구에 '용병'으로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또한 윤석민은 국내 무대에서도 꾸준히 오랫동안 정상급 성적을 유지하지 못했다.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마무리를 자주 옮겨 다닌 사정도 있지만 73승 59패 12홀드 44세이브, 평균자책점 3.19의 통산 성적은 FA 역대 최고 몸값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수준은 아니다.

특히 2011년 투수 4관왕으로 정점에 오른 이래, 국내에서의 지난 마지막 2년은 잔부상과 슬럼프로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최근 국내 야구에 진출하는 선수들도 대부분 메이저리그 경력자이거나 혹은 최소한 마이너리그에서 수준급 성적을 올린 선수들이다. 이들이 윤석민이 받는 대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일부에서는 그만큼 한국 프로야구 스타들의 몸값에 심각한 '거품'이 끼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반복될수록 뒤가 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앞으로 1~2년 내에 FA 자격 취득을 앞둔 김광현(SK), 김현수(두산), 김태균(한화 이글스) 같은 거물급 선수들의 경우, 자신들의 가치가 윤석민이나 장원준, 최정보다 낮다고 생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부 선수들의 엄청난 몸값 폭등은 그만큼 각 구단들의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 프로야구가 해외진출의 보험용으로 취급당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2012년 일본에서 국내로 유턴한 김태균이나 이번 윤석민의 사례처럼, 해외진출을 쉽게 생각하고 나갔다가 실패하고 돌아와도 국내에서는 어쨌든 특급대우를 보장한다는 안이함이 팽배해질 수 있다. 잘못된 관행은 장기적으로 국내 야구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릴 수도 있다.

한국프로야구와 FA 제도를 순진한 봉으로 생각하는 일부 선수들의 안이한 태도도 문제지만, 국내 구단들도 당장의 효율성에만 눈이 멀어 그릇된 투자로 거품을 조장하는 행위는 신중해야 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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