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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길건 논란 역시 연예계는 쓰면 뱉는다


입력 2015.03.25 09:54 수정 2015.03.25 10:03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불공정 행위 구제할 법적 제도 마련해야

배우 클라라와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연합뉴스/데일리안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신뢰와 상도가 완전히 무너진듯하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지만, 쓴 것이 약일 수도 있고, 단 것이 오히려 독약일 수 있음을 인간은 또한 오랜 경험으로 아는 법이다. 당장에 그 좋은 약인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탐색과 조율이 필요하다. 때로 개인들이 힘들다면 제도적인 실현을 통해 해법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클라라를 둘러싼 문자폭로 사태는 물론이고, 이번 길건의 오디션 동영상 공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때, 성립된 동반자 관계에서는 서로의 미래를 위해 잘 해보자고 했던 이들이 한순간에 원수지간처럼 전쟁을 벌이는 사이가 되고 있는 사례들이다. 그 전쟁은 푹로전이다. 마음이 안맞거나 의도가 서로 틀어지는 경우, 무차별적인 폭로전을 일삼고 있는 상황인데, 그 폭로의 내용은 주로 상대방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단지 법률적으로 잘못된 점을 드러내거나 모순을 지적하는 합리적인 논박을 벗어나 도덕적 윤리적인 치욕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폭로전이다.

장기적인 관점의 산업이나 업계의 상생과 지속성을 생각한다면 보통 억제되는 행태들이다. 이런 점을 본다면, 이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비정한 곳이 되어 버린 상황인 것이다. 근시안적인 행태들이 창궐하며, 신뢰를 통한 사회적 자본의 축적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적 자본이란 신뢰를 통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근본토대임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이런 현상들이 갑자기 심해진 느낌이다.

그것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글로벌화에 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안되면 쪽박을 찰 수 있지만, 잘만 관리해 나간다면 글로벌 대박을 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이익을 두고 복마전이 벌어진 셈이다. 흔히 초기에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며, 일을 진행시켜 나가다가 지명도와 인기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얻게 되면 초기 조건을 다르게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이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러한 폭로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맞물리면서 적나라해졌다. 예전에는 단지 구두나 문자 텍스트로 전달하던 내용들이 그래픽과 영상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그 제공의 양상은 전방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중에 날아갈 수 밖에 없던 말들이 정확하게 제시된다. SNS 내용들은 명확하게 대화와 메시지를 그대로 전달하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 포털을 통해 대한민국 전체에 퍼져나가기 때문에 더욱 급격한 파장을 일으킨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나 연예계에 해당되는 인물이나 사안들은 주로 인터넷 매체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된다는 점에서 보았을 때 이런 폭로전은 언제든 촉발될 수 있어보인다. 

제도적으로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법원에서 따져야할 문제이지 여론전을 펼칠 이유는 없다. 인터넷 댓글이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리가 없기도 하다. 올바른 판결을 기다리면 된다. 대중적 이미지를 위해서라면 결국 상호 부정적인 이미지만 얻게 되는 것이 여러 사례를 봐도 필연이다.

한 명의 폭로전은 폭로를 당한 상대방의 무차별적인 폭로를 촉발시킨다. 오죽했으면 싶지만, 부당한 계약이나 불공정한 행위로 인한 권리 규제나 중재 제도를 만들어 내는 공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사적인 구제 행위를 방치할 경우,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 어쨌든 동지였던 이들의 약점을 폭로하며, 상대방을 비인격적인 존재로 만들어가는 행위들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이익을 위해 무슨 폭로전이라도 다 할 수 있는 이들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결국 그것을 활용하는 이들일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악화의 주변에는 악화만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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