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대학들 "학내 성범죄 통계 못준다" 이유가...


입력 2015.03.25 12:04 수정 2015.03.25 12:10        윤수경 인턴기자

교육부 조사에 대학 3분의 1, 성범죄 통계 제출 안해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 학생들이 지난 2월 11일 오전 서울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교수들의 잇따른 여학생 성추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대 교수 성희롱, 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을 출범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내 성범죄가 끊이지 않자 교육부가 현황 조사에 나선 가운데 정작 대학들이 성범죄 자료를 공개하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25일 교육부에 '최근 5년간 대학 내 성범죄 현황' 자료를 요청한 결과, 4년제 대학 197개교 중 70개교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월 11일께 교육부로부터 78개 대학의 통계를 제출받았으며, 이후 2차 조사를 요청했으나 추가로 자료를 내놓은 대학은 49개 대학 뿐이었다.

제출받은 통계를 조사한 결과, 127개 대학에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성범죄는 총 114건, 성범죄 교원은 44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자료를 내지 않은 70개교의 통계가 포함되지 않아 대학 내 성범죄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70개교에는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이 많았으며, 이화여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등 서울 소재 여대도 포함됐다.

특히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은 통계를 제출하지 않는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는 최근 성범죄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음에도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통계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보냈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교육부에 "상담자의 개인정보와 사생활, 명예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형사법상 성범죄에 해당하는 경우 사건별로 구분해 내용을 공개하면 개인정보를 익명화해도 가해자뿐 아니라 사건 정황을 통해 피해자를 추측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학에 성범죄 건수, 성범죄로 해임된 교수의 성별과 직책, 간단한 범죄 내용만 요구한데다 최근 서울대에서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강한 만큼 서울대의 답변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교육부와 대학 모두 성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통계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서울대는 인권이라는 방패 뒤에서 무책임하게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학 내 성범죄에 지나치게 안일한 대학들의 반응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트 아이디 'tjco****'는 "누구를 위한 학교인건지"라며 한숨을 쉬었으며, 다음 아이디 '에****'는 "대학들이 성범죄에 저렇게 소극적이니 성폭력이 자꾸 발생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대학들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네이트 아이디 'anho****'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들은 교내 성범죄에 관심이 아예 없거나,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못하거나, 아니면 너무나 빈번히 일어나 학교 이미지 실추될까봐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서울대에 대해 네이트 아이디 'luck****'는 "보호할걸 보호해라"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네이트 아이디 'carm****'는 "개인정보 보호가 아니라 학교 이미지를 보호하고 싶은거지"라고 비꼬았으며, 네이버 아이디 'mark****'는 "그렇게 인권보호를 잘하려고 그동안 늑대교수 방관하고 어린 학생들 제물이 되게 했나"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 의원은 "대학이 성범죄 통계를 의무적으로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1990년 제정된 연방 '클러리법(Clery Act)'에 따라 각 대학에 성폭력 등의 범죄 통계를 매년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아이디 'ev****'는 "다른 데서 선진국 되려고 하기 전에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고쳐야하지 않겠나"라고 쓴소리를 전했다.

윤수경 기자 (takami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윤수경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