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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박상옥, 박종철 사건 은폐 관여할 수 없는 상황"


입력 2015.04.07 18:03 수정 2015.04.07 18:11        조성완 기자

"수사검사들, 진실 밝히기 위해 생명 위협 받으면서 투쟁"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수사 검사였던 안상수 창원시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안상수 시장과 박상옥 후보자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사건의 담당 검사 였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수사 검사였던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상수 창원시장은 7일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가 해당 사건의 진상을 축소·은폐에 동조했다는 야당의 주장과 관련해 “박 후보자는 사건의 은폐·축소에 관련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87년 발생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검사였다.

안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총체적으로 은폐·축소는 안기부라든지 경찰 쪽에서 하려 했고, 수사검사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피나게 투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시장은 “박 후보자는 조한경·강진규 등 두 경찰관이 구속되고 나서 수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정해졌다”며 “이후 신창언 당시 서울지검 형사2부장이 주임검사를 맡고 그 밑에 내가, 내 밑에 박상옥 검사로 체계를 갖춰 송치된 사건에 대한 수사계획을 짰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후보자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축소할 하등의 의도가 없었다고 보면 되는가’라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당시 서울지검 형사2부 고등검찰관으로 근무했던 김동섭 변호사도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종철 사건을) 단순 변사사건으로 올릴 때부터 경찰에서 은폐하려 한 것이며, 이를 안상수 당시 검사가 타살 혐의가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그 이후 박상옥 검사와 내가 공판도 진행하면서 축소·은폐 피의자들에 대한 공소를 유지했다”면서 “박상옥 검사가 축소·은폐에 개입했다면 당시 검찰이 치안본부장을 구속할 때 경찰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당초 예고대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두고 날선 신경전

이와 함께 이날 청문회는 당초 예고된 것처럼 박 후보자가 박종철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데 동조했거나 방조·묵인했는지를 두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범을 알면서도 수색하지 않고 기소하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 법의 수호자인 검찰로서 자격미달”이라면서 “어떤 이유에서도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 검찰로서도 자격 미달이고, 더더욱 대법관으로선 자격조차 논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검찰 관계자 67%가 검찰 수사 중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건이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사건”이라며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1차, 2차, 3차, 3-1차, 302차, 이렇게 하는 일이 흔한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당시 박 후보자가 말석검사로서 사건에 주도적으로 개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옹호했다.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은 “당시 신창언 주임검사가 수사의 핵심사안을 결정하고, 이 사건의 책임을 지는 책임검사라고 할 수 있다. 최종 책임은 주임검사에 있지 않은가”라며 “엄격한 검사 동일체 원칙이 적용되는 당시 검찰문화와 시대상황을 고려할 때 박 후보자가 상부 지시 없이 단독으로 추가 수사를 지시할 지위에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당시 박 후보자의 수사 관여도는 미비했다는 것이다.

박상옥 “경찰의 조직적인 사건 축소·은폐 밝히지 못한 것은 송구스럽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 1987년 민주화를 앞당긴 결정적 도화선이 된 박종철 사건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이 같은 역사적 사건에 내가 평검사 시절 수사팀 일원으로 참여해 미력하게나마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수사로 모든 게 규명됐지만 2차 수사에서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를 밝히지 못한 점은 매우 송구스럽다”면서 “당시 사건의 진상을 알면서도 진실 은폐에 관여하는 그런 처신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이어 “부디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능력 검증뿐만 아니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의 역할에 대한 역사적 진실도 국민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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