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라 공부가 열릴 것이니...유대인의 비법을 배우다
<서평>질문의 공부법을 소개한 김금선의 ‘하브루타로 크는 아이들’
2013년 노벨상 수상자 12명 중 6명이 유대인이고, 아이비리그 대학의 30%에 가까운 인재가 유대인이다.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이처럼 수많은 인재와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전문가 김금선 씨의 ‘하브루타로 크는 아이들’(매경출판 간)은 유대인들이 험난한 역사 속에서 어느 민족도 따라갈 수 없는 업적을 계속해서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한, 학습 방법을 넘어 그들만의 문화로 자리잡은, 질문의 공부법 ‘하브루타’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인 김금선 씨는 하브루타 부모교육연구소를 설립해 부모교육을 진행하면서 하브루타 힐링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하브루타 교육협회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브루타는 친구와 짝을 지어 함께 대화하고 질문하며 토론 및 논쟁하는 것으로, 유대인들은 하브루타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과 경청 능력, 설득의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내적 힘을 기르게 된다.
특히 이 책은 하브루타에 대한 기존 서적들과 달리 이론 위주의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하브루타를 아이들과 가정에 적용해 이들의 삶에서 변화가 나타난 다양한 사례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첫 장 ‘한국에선 한국만의 하브루타가 필요하다’에서는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흔히 해오던 교육 방식대로 아이들에게 얕고 짧은 지식을 넣어주기에만 급급해하지 않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상대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경청하며 그 속에서 지혜를 찾는 현명함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고,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다.
둘째 장 ‘하브루타, 내 아이를 어떻게 바꾸는가?’에서는 실제로 하브루타를 적용해 아이들의 사고와 삶에 변화가 나타나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이 장에서는 10공 100행, 즉 10년만 공들이면 100년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며 부모들에게 ‘눈 딱 감고 10년만 온 힘을 다해 투자해보라’고 말한다. 특히 사춘기를 청소년기에 반드시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하브루타를 적용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사춘기 때 으레 생기는 여러 어려운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셋째 장 ‘부모도 성장시키는 하브루타의 놀라운 기적’에서는 하브루타가 단순히 아이들의 교육에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임을 알려준다. 우리 교육은 학과목 중심이기 때문에 학교와 학원교육을 우선시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유대인들에게 가정은 모든 교육의 시작이자 끝이다. 저자는 하브루타를 통해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자녀에게 부모가 인생 최고의 멘토가 되는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넷째 장 ‘하브루타가 가정을 행복하게 만든다’에서는 하브루타를 적용해 가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지금은 화목한 집안에서 용이 나는 시대”라며 “자녀를 용으로 키우고 싶다면 용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즉 부모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장 ‘한국형 하브루타로 앞서나가는 아이들’에서는 조금 더 포괄적인 사례들을 소개한다. 앞서 소개된 내용으로 하브루타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하브루타를 최대한 대화 그대로 살려 생동감 있게 제시함으로써 하브루타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의 부모와 아이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하브루타에 대해 최대한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다. 또한 하브루타 질문을 만들 수 있는 여러 탈무드 이야기를 소개하며 아이들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을 적어 실제로 적용하기 쉽도록 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던 중 만난 하브루타를 ‘한 줄기 빛과 같았다’고 표현한다. 이어 우리나라의 모든 부모들에게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가던 대로 가게 된다”는 공자의 말을 빌려 이제부터는 하던 대로, 남들 하는 대로가 아니라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 수능에 맞춰져 있는듯한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창의성을 가지던 아이들도 점차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에 익숙해지고, 정해진 답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틀리다’고 말하는 사회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답만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없다. 아이들이 스스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길 바란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하브루타, 질문의 공부법을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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