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웃던 김무성 고개 숙이고 울던 문재인 목청 높이고


입력 2015.05.08 08:21 수정 2015.05.08 08:30        문대현 기자

승승장구하던 '무대' 최고위 등 취소 '잠행'

정가 "해법은 공무원연금 개정안 통과 뿐"

4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6일 오후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과 공무원연금 개혁법안 등의 본회의 처리를 앞둔 가운데 본회의장에 입장해 야당을 기다리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단독표결에 대비해 의원석을 점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가 6일까지 처리하기로 했던 공무원연금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며 정치권은 또 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특히 4.29 재보궐선거의 완승으로 승승가도를 달리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다.

여야는 전날, 4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라는 내용을 사회적기구 구성을 위한 국회 규칙에 명기하는 것에 대한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했다.

앞서 유승민 새누리당·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사회적 기구 구성안을 담은 국회 규칙의 부칙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한 재정 절감분 20%를 공적연금 강화에 사용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의 목표치를 50%로 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첨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 안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여야 협상은 불발됐다. 특히 당내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민연금 강화’ 관련 여야 합의에 대한 청와대의 반대가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야당은 김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며 맹공에 나섰다. 청와대의 말 한 마디에 여야가 함께 한 약속이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는 것이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7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행정자치부나 인사혁신처, 행정 관료들도 다 사인하고, 새누리당도 사인하고, 공무원들도 사인하고, 교수들도 사인하고, 저희도 사인한 것을 걷어찬 것은 청와대”라며 “그럼 그것을 지켜야 되는 것이 김 대표”라고 직격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든 합의한 것은 지켜져야 한다. 의원총회에서 투표하자’고 했지만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회에서 계속 브레이크를 걸고 다시 협상하라고 해서 결국 아무것도 못한 빈손 국회로 끝났다”며 “책임은 김무성 대표한테 있다”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문재인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 대책회의에서 “청와대에 동조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야당 무시, 국회 무시, 의회 민주주의 무시로 정치도 실종됐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 새누리당은 합의파기로 이런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해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금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도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 강화 방안 합의서를 친박-비박 계파싸움을 하느라 청와대 한 마디에 합의서 도장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대국민약속 파기를 선언한 것”이라며 “용기 있는 선택이 아닌 계파 지키기, 정치적 계산을 우선하는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정치적 미성년자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김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잘 나가던 김무성, 정치적 내상 피할 수 없게 돼

지난해 말부터 야심차게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해오던 김 대표는 이러한 결과로 인해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그간 위태위태하던 당·청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던 목적도 달성하지 못했고 당내 계파 갈등도 여전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

불과 일주일전인 지난달 29일 펼쳐진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4곳 중 3곳을 가져가며 절대 우위를 점했다. 이후 김 대표는 문 대표를 향해 “파트너로서 문 대표가 리더십을 빨리 회복하기 바란다”며 걱정하는 여유를 보일 정도로 분위기는 좋았다.

지난달 30일 열린 최고위에서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김 대표롤 ‘선거의 남왕’이라고 지칭하며 업어주는 퍼포먼스를 벌이기까지 할 정도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7.14 전당대회 당시 조직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던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교적 큰 표차로 따돌리고 화려하게 집권여당의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후 그는 직을 수행하면서 ‘상하이발 개헌 파문’, ‘K·Y 수첩 파동’ 등 크고 작은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7.30 재보선에 이어 이번 재보선까지 낙승을 거두며 이길 줄 아는 당대표라는 찬사와 함께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러한 찰나에 김 대표는 예상치 못한 국민연금 돌발변수에 발목을 잡혀 자칫 정치적으로 깊은 내상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그의 입장에서는 최대 성과라 할 수 있는 공무원연금 합의는 빛도 못 본 채 ‘왜 국민연금을 내주느냐’는 여권 내 타박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청간의 갈등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당내의 내홍을 가라앉히는 게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의총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현 지도부를 향해 강한 불만을 표했고 그로 인해 의총장 분위기가 급격히 경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청와대를 향해 원망과 섭섭함을 토로한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냉각된 당내 분위기에 따라 새누리당은 매주 목요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어 금요일마다 열리는 주요당직자회의도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김 대표는 7일 참석 예정이었던 ‘퓨처라이프포럼’ 세미나에 불참했다.

김 대표의 측근은 “김 대표가 극심한 피로로 인한 감기 몸살로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지만 공무원연금 개정안 처리 실패에 김 대표가 두문불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위기극복 위해서는 결국 공무원연금 개정안 처리해야

김 대표가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공로인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내 개혁 성향의 한 초선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새로 선출된 이종걸 신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잘 해서 공무원연금을 다시 잘 처리하는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한 주요당직자도 본보와의 만남에서 “김 대표가 계속 잠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딱히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다음주면 임시국회가 다시 열리니까 이 신임 원내대표와 다시 (공무원연금 개정안 문제를) 잘 푸는 것을 기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일이 오히려 김 대표의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김 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을 수가 없는 입장에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에 대해 잘 몰랐던 국민이 이 일을 계기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잘 된 점”이라며 “전화위복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들고 나온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 여당의 치명상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야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차기 총선의 심판 대상은 야당이 될 것”이라며 “김 대표가 다시 야당과 협상해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된다. 오히려 지금 일은 잘 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