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목맨 네이처리퍼블릭, 영속성 있을까
중국인 매출 비중 40%대...중국인 준 기회 활용하려 서둘러 IPO
화장품 기업 네이처리퍼블릭이 올해 말 코스피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중국 관광객 영향으로 흑자로 전환하면서 상장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과도한 신뢰 및 의존도는 오히려 상장 뿐 아니라 기업의 영속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25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3년 대비 48.6%나 성장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238억원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이 흑자를 기록했던 가장 큰 배경은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영향력이 가장 컸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3년부터 소위 '짐승젤'로 통하는 4400원의 알로에 수딩젤이 중국인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을 쳤다. 그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은 수딩젤을 한 번에 수십 개씩 사면서 매출과 이익이 급증했다.
이런 중국인들 인기에 힘입어 최근 네이처리퍼블릭은 6만6000원(60ml) 가격대의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크림'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금가루와, 홍삼 등을 넣어 철저히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이 제품 역시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이 임대료 비싼 서울 명동 주변에만 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중국 관광객 영향 때문이다. '전국 공시지가 1위'가 위치한 곳에도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이 들어서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약 40%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중국법인에서 약 140억원(5.5%)을 차지하고 면세점 매출의 90% 이상도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최규원 IR팀장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시기나 규모에 따라 회사 매출 그래프가 그대로 움직일 정도"라며 "정확하게 중국인들의 매출 규모를 집계하긴 힘들지만, 명동매장과 주요 관광지 매장의 매출을 살펴봤을 때 40%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과도한 '중국 바라기'는 자칫 기업의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크다. 중국인들이 언제까지나 한국이나 한국 제품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중국인들은 엔저 영향으로 한국보다 일본을 더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쇼핑이나 관광 만족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또 네이처리퍼블릭이 중국에서 확실한 유통망을 아직 갖추지 못한 점도 약점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서야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아모레퍼시픽이 2000년, 미샤가 2006년에 진출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네이처리퍼블릭 제품 대부분은 보따리상이나 티몰 등을 통해 유통된 것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내년에나 중국 현지에 단독 로드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이 언제까지 한국이나 한국 제품을 선호할지 보장할 수 없고 또 네이처리퍼블릭이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것도 최근의 일"이라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이 올해 서둘러서 상장을 준비하려는 배경도 이런 중국이 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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