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포 조장한다" 막가는 '메르스 괴담' 끝판왕
개인적 공포 조장 넘어서 정부 비판의 일환으로 악용 사례
복지부 "유언비어 처벌"…병원협회 "정부·의료계 믿어달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30일 13명으로 늘어나면서 빠른 전파속도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 트위터나 카카오톡 같은 SNS 등을 통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메르스 감염경로, 병원 등에 관한 괴담들이 떠돌면서 '메르스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정부가 다른 목적을 달성키 위해 일부러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무작정 괴담들이 유포됐던 처음보다 현재는 '진실과 거짓'을 판단해보자는 쪽으로 국민 의식이 선회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극적인 말들로 점철된 메르스 관련 괴담들은 SNS 등을 통해 떠돌고 있다. "사람들과 모임을 갖지 마라", "밖에서 양치하지 마라", "손만 잡아도 감염된다"는 등 감염경로 또는 "○○병원이 메르스 때문에 폐쇄됐다더라"와 같은 특정 병원에 관한 글들이 대다수다.
최근에는 여기에서 변형된 괴담들도 떠돌고 있다. 그동안에는 메르스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포장하는 괴담들이 떠돌았다면 이제는 정부가 '다른 목적'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을 메르스로 돌리기 위해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메르스에 대한 위험을 극대화한다거나 메르스의 확산을 손놓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또 다른 목적'으로는 현안들을 '묻으려'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성완종 리스트,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주한미군의 탄저균 배달사고와 같은 것들이 거론되는 현안들이다.
트위터리안 'kjsu****'는 "메르스 공포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가 메르스에 묻히는 공포가 더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nab****는 "메르스, 탄저균으로 시끄러워져서 황교안은 살아남는 거냐"고 따져물었다. pp****는 "보수집단(이) 카톡으로 메르스 국가비상상황을 전파하는 것은 황교안 인사청문회 빨리 열고 임명해 내각(을) 총지휘해야 한다는 논리로 판을 짜는 것"이라며 "어째 탄저균보다 메르스에 열광하나했더니 이런 계산을 하고 있었다"고 비꼬았다.
kid****는 "(메르스보다) 미군의 탄저균, 대선불법정치자금 축소, 총리 청문회 등이 더 문제"라며 "관심(을 메르스로) 돌리려는 언론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네****라는 한 네티즌은 "오산에서 탄저균 실험을 했고 평택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왔는데 실험한 시기와 환자가 발생한 시기가 비슷하고 평택과 오산은 근접한 지리적 요건"이라며 "(혹시) 탄저균 실험으로 인해 메르스 바이러스가 생겼다? 뚱딴지 같은 소리이길 바라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상황을 지켜보던 정부에서는 결국 '괴담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복지부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메르스 유언비어에 대해 처벌하는 등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알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괴담이 소멸되길 바랐지만, 괴담들이 변형되는 형태까지 띠자 국민적 공포감이 커진 상태인 만큼 괴담을 하루라도 빨리 끊어내는 것이 순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초동대응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복지부는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관리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자가격리 대상 누락자가 있는지 확인을 위해 전수조사를 벌이는 한편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 등에 대응키 위해 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문형표 장관은 관리대책본부 회의에서 "개미 한마리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철저히 대응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괴담의 주된 대상인 의료계에서도 진화에 나섰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우리 병원과 의료인들은 메르스 확산방지와 감염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정부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최선을 다해 진료에 전념하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난무하는 유언비어에 동요하지 말고 정부 시책과 병원계 대책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두려움이 가장 큰 적"이라며 "정부와 의료계를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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