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둔 대정부질문, 메르스질문 변질 우려
주요 현안들, 메르스로 인해 뒷전으로 밀리면 안 된다는 지적
여야는 오는 19일 황교안 신임 총리를 상대로 진행될 국회 대정부질문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대정부질문이 '메르스질문'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정부질문은 19일 외교·통일·안보분야를 시작으로 22일(경제)·23일(교육·사회·문화)·24일(정치) 나흘에 걸쳐 진행된다. 여기에는 여야 의원 40명이 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황 총리의 첫 등판이다. 앞서 여야는 황 총리의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고 이로 인해 대정부질문에 최경환 총리대행이 대신할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하지만 18일 국회에서 황 총리후보자 인준동의안이 찬성률 56.1%로 통과하며 황 총리는 19일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임 총리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여야 질의자들은 황 총리를 향해 제각기 날카로운 질의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와 관련된 질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르스 확산 사태로 전 국민을 비롯해 정치권마저도 메르스 해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방역망 관리에 실패한 보건 당국을 향해 강도 높은 질타가 예상되며 향후 확산방지 대책과 메르스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는 중동으로부터 메르스가 유입되는 경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기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외교 당국에 대한 질책과 격리 대상자의 출입국을 허용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예상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메르스 확산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를 놓고 황 후보자가 제시할 해법에 관심이 몰리고 교육·사회·문화 분야에서는 메르스로 인한 휴교령을 포함한 사회 전반적인 허술한 방역 실태에 대한 비판도 따를 전망이다. 메르스 대응 컨트롤타워 부재의 지적이 이어져 온 정치 분야도 마찬가지다.
메르스에 매몰돼 주요 현안 놓칠 수 있다는 우려
국민적 관심이 메르스 퇴치에 쏠려 있는 터라 이와 같은 모습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문제는 국정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들어야하는 대정부질문이 눈 앞에 놓인 현안에만 매몰된다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에서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다양한 분야에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한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 연기로 인한 미국과의 외교 문제와 풀릴 줄 모르는 한일, 남북간 관계는 늘 우리에게 시급한 문제다. 또한 지난 15일 북한의 한 병사가 우리군 GP 소초 5M 앞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귀순한 '숙박 귀순'에 대한 당장 국민 안보와 직결된 일이다.
경제 쪽으로 눈을 돌리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를 비롯,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 완화와 기간 연장과 관련한 일도 게을리 다룰 수 없다. 원전 폐로 및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 가뭄 대책 등 사회적인 이슈와 성완종 메모 수사와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빠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주요 이슈들은 메르스와 맞물려 여론의 주목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정책 현안은 실종되고 오로지 성완종 파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만 가득했다는 지적이 터진 바 있다.
금품수수 의혹에 휘말린 이 총리를 몰아붙이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와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이 총리 간의 설전으로 대정부질문이 '이완구로 시작해 이완구로 끝났다'는 냉소적인 시선이 있을 정도였다.
그로부터 두 달이 흘렀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정치권은 '메르스로 시작해 메르스로 끝났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메르스가 황 총리 개인 문제와는 연관이 없지만 총리 자리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황 총리를 향한 집중포탄이 떨어질 가능성은 농후하다.
메르스 정국 속 현 상황을 올바르게 타개하기 위한 의견들이 오가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대정부질문은 황 총리가 갖고 있는 경제에 대한 철학과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주요한 이슈들이 메르스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의를 위해 여야 대표로 뽑힌 40명의 의원들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황 총리와의 나흘을 갖고 과연 어떤 그림을 만들어 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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