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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박은선=?' 써보지 못한 상상의 병기


입력 2015.06.22 07:43 수정 2015.06.22 08: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강호 프랑스에 0-3 완패..지소연 공백 절감

아쉬운 16강, 스페인전 60분 가동 위력만 있었더라도

여자월드컵 프랑스전, 지소연·박은선 부상…써보지 못한 상상의 병기

[한국-프랑스]지소연과 박은선의 조합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던 것은 못내 아쉽다. ⓒ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5 여자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FIFA랭킹 3위) 앞에서 투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벽은 넘지 못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경기장서 열린 프랑스와의 ‘2015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 10분 만에 2골을 내준 뒤 후반에 쐐기골을 얻어맞고 0-3 완패했다.

기술과 조직력을 겸비한 프랑스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차기 월드컵 개최지로서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각오가 비장하기까지 했다. 그런 프랑스를 상대로 힘겹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도전자 성격으로 16강에 나섰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열세지만 승리를 향한 투지는 결코 뒤지지 않았다.

몬트리올에 거주하는 프랑스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 전반 4분 2대1 패스에 이은 마리-로르 델리에 선제골을, 4분 후에도 비슷한 패턴으로 엘로디 토미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한 한국은 순식간에 이뤄지는 패스와 놀라운 결정력에 ‘역시 높은 벽이다’라며 전의를 상실할 만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원톱으로 출격한 박은선(29·로시얀카)이 최전방에서 프랑스 수비진을 흔들며 슈팅을 때렸다. 부상 후유증으로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슈팅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후반 10분 유영아와 교체될 때까지 전후방을 챙기며 뛰었다.

또 대표팀 최고참 골키퍼 김정미(31·현대제철)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전반 30분 공중볼 경합 도중 박은선 팔꿈치에 안면을 맞아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5분을 버티며 치료를 받고 결국에는 끝까지 골문을 지켰다. 그 사이 동료들은 체력을 보충, 잠시나마 공격의 수위를 높일 수 있었다.

이렇듯 투지는 돋보였지만 현격한 전력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에이스’이자 플레이메이커인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의 공백은 너무나도 아쉬웠다. 지소연은 이날 우측 허벅지 근육통으로 벤치에 앉았다. 프랑스의 빠른 발로 측면이 번번이 막힐 때 중앙에서 현란한 드리블을 뽐내며 수비라인을 뒤흔들던 지소연의 움직임이 그리웠다.

둘은 한국이 자랑하는 공격수들이고 스타일도 달라 시너지 효과를 기대케 했다. 크지 않지만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잉글랜드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은 지소연과 성별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뛰어난 신체조건(신장 181cm)을 지닌 저돌적인 파이터형 공격수 박은선의 조합은 한국 여자축구의 최대 무기로 기대로 모았다. 이는 외신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둘은 좀처럼 동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은선이 발목 부상으로 브라질·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1·2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지소연이 코스타리카전에서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긴 했지만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덜어줄 짝을 찾지 못했고, 중압감에 시달리며 기량을 한껏 펼치지 못했다.

16강 진출이 걸린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야 약 60분 호흡을 이뤘던 둘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박은선이 거친 스페인 수비수들에 맞서 힘과 높이로 버틸 때 지소연은 빈 공간을 파고들어 동료들에게 찬스를 열어줬다. 그 정도의 조합만 있었더라도 프랑스와의 16강전은 결과를 떠나 인상적인 내용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12년 만에 여자 월드컵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의 여정은 이렇게 끝났다.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는 등 갈채를 받아 마땅한 성과다. 그럼에도 지소연과 박은선의 조합을 부상 탓에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던 것은 못내 아쉽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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