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 독극물이 비·바람타고..." SNS 괴담 공포 확산
중국 텐진항 독극물 700톤 사라져 …환경부 "해당 소문 사실무근"
지난 12일(현지시각) 중국 톈진항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와 관련, 독극물질이 대기와 서해 상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당분간 비를 맞으면 안된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난 15일을 시작으로 "공기 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당분간 비를 피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한 네티즌이 중국의 미국대사관에서 공지한 내용이라며 지인들에게 공유한 것이다.
게시된 글은 "먼저 오늘 내일 내로 비가 올 것 같습니다. 피부에 빗물이 묻지 않게 조심하세요. 만약 옷이 비에 노출될 시 즉시 세탁하고 또한 샤워도 하시기 바랍니다"고 당부했다.
또 "외출 후 우산은 철저히 닦되 안쪽도 닦아야 합니다. 모든 불이 소멸될때까지 10일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도 공기 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때까지 비에 관한 주의사항을 꼭 지키세요"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독극 물질인 700t의 시안화나트륨이 폭발로 인해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청산소다로 알려진 시안화나트륨은 금속 도금이나 광석 제련,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맹독성 물질로 물과 반응해 생성된다. 시안화수소는 독일 나치가 제2차대전 때 학살용 독가스로 활용한 독가스 성분이다.
실제로 톈진항 폭발 현장에서는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700t이 유출돼 공기가 오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법제완바오는 인민해방군 베이징군구 참모장 스루저가 지난 16일 "사고 현장에 수백t 규모의 청산소다가 있으며 두 곳에서 유출된 청산소다가 발견됐다"고 시인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는 고체 청산소다가 빗물에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1m 높이의 시멘트벽이 세워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관계 기관들은 루머로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후 중국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온 바람이 전혀 없는 데다 톈진이 평양 정도의 위도이기 때문에 맹독물질이 바람을 타고 넘어올 가능성이 없다.
또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바람은 남서풍으로 중국 내부에서 북쪽 방향으로 불고 있다"며 "시안화나트륨이 대부분 폭발할 때 연소됐고, 남아 있다 해도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해당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 톈진 폭발사고의 사망자는 112명, 실종자는 95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외부로 노출된 물질을 중화조치 등을 통해 처리하고 있으며, 넓게 퍼진 물질은 담을 쌓아 격리, 훼손되지 않은 시안화나트륨은 즉각 회수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부에서도 폭발 사고 후 소셜미디어 등을 '사고 사망자가 최소 1000명에 이른다' '반경 1km 이내에서는 살아난 사람이 없다더라' '유독가스 바람이 베이징으로 불어오고 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급격히 확산됐다. 이에 중국 당국은 문제가 된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도 대거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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