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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그룹차원 경영진단 받는다


입력 2015.08.19 11:46 수정 2015.08.20 14:58        이홍석 기자

[단독]미래전략실 관련 팀 구성, 이달 27일부터...2007년 이후 8년만

실적 부진 등 사업재편 필요성 제기...조직개편 가능성 '촉각'

삼성SDI 로고 ⓒ삼성SDI
올해 실적부진에 빠져있는 삼성SDI가 그룹차원의 고강도 경영진단을 받는다. 삼성SDI에 대한 그룹차원의 경영진단은 지난 2007년 이후 8년만이다. 경영진단 이후 사업 및 조직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이달 27일부터 오는 10월16일까지 삼성SDI에 대한 고강도 경영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현재 관련 태스크포스(TF)팀 구성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은 1~2개월가량이 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경영진단은 계열사나 주요 사업부의 전반적인 사업 환경 등에 대한 컨설팅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회사의 회계·재무·마케팅 등 전반적인 경영 상태에 대한 철저한 실사가 이뤄져 사실상 감사성격이 짙은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경영진단 통해 실적 부진 해법 찾나=이 때문에 이번 경영진단은 최근 삼성SDI의 실적 부진과 연관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매출 3조7098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는데 2분기에는 3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된 상태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삼성SDI의 주력 사업인 소형전지 사업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회사의 전체 매출 중 약 42% 가량이 전지사업부문에서 나오고 있는데 IT모바일기기용 소형전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올 하반기 이후가 상반기보다 사업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소형전지시장에서 글로벌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형·각형 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폴리머형 전지의 경쟁력은 다소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이 두께가 점점 얇아지면서 배터리의 형태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파우치형태의 폴리머형 전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각형 전지 라인 일부를 폴리머 전지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공급캐파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에 폴리머 전지 공급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은 폴리머전지에만 집중하며 경쟁력을 끌어 올린 상태여서 경쟁이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배터리 공급 라인을 일본과 중국업체들로 다양화하면서 삼성SDI의 배터리 비중이 다소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오는 20일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5’에도 삼성SDI의 배터리 채용 비중이 이전 제품들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갤럭시노트5의 판매량이 증가해도 향후 수혜의 폭이 적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연초부터 각형 배터리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올 한 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삼성SDI가 업계 1위 수성을 위해서는 일본과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품 계열사 삼성전기와 같은 길 걷나=삼성SDI가 같은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같은 길을 걷게 될지도 주목된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터라 이번 경영진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1년 만에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은 후 후속 조치로 올해 비핵심 사업 철수와 분사가 줄을 이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사업부를 정리한데 이어 파워모듈과 튜너, 전자가격표시장치(ESL·Electronic Shelf Label) 사업부는 분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 경영진단에서 향후 삼성그룹의 재편이라는 큰 그림까지 고려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제일모직 소재 부문을 인수 합병했는데 향후 그룹 재편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과 합병할 것이라는 설도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삼성 측은 "경영진단 계획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며 경영진단이 이뤄진다고 해도 일상적인 종합점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경영진단은 해마다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이뤄져 오기 때문에 실시하더라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이 날 오전 삼성서초사옥에서 개최된 수요 사장단협의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조직개편 여부에 대한 질문에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제2인생 설계도와주는 '뉴 스타트 휴직제' 도입=삼성SDI는 현재 근속년수가 20년 이상인 45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뉴 스타트 휴직제'를 시행중에 있다. 이는 퇴사 전 6개월간 유급휴직을 통해 창업 및 재취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업무에 대한 부담없이 창업이나 재취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6개월간 유급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언뜻 보기엔 일종의 희망퇴직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희망퇴직과는 성격이 다르다. 경력이 단절된 상태에서 재취업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희망퇴직을 준비하는 임직원들에게 회사가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뉴스타트 휴직제는 각 부서장을 통해 희망자를 접수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청자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희망퇴직을 공식화했던 지난해만큼 퇴직자 수가 많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뉴스타트 휴직제는 희망자에 한해서만 시행되는 것으로 올해 희망퇴직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향후 실시하게 되더라도 지난해처럼 공식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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