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접촉 '북측' 유감 이끌어낸 것 과거와 달라"
통일부 "도발 시인·사과 주체, '북측' 명시 경우…1996년 강릉 잠수정 침투사건 제외하고 처음"
남북이 마라톤 협상을 벌이면서 이끌어낸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에서 북한의 도발 시인과 사과 표명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과거에 비해 의미 있는 결과라고 자평했다.
지난 2013년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중단됐던 개성공단의 재가동 합의에서 발전적 정상화의 주체는 남과 북이었다. 당시 개성공단 중단 책임이 남한 당국에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었지만 이번 지뢰도발에 유감을 표하는 주체는 ‘북측’ 이라는 단일 주체로 표현돼 북한의 사과를 이끌어 낸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25일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이 남한에 유감을 표명한 다섯 차례 사례 가운데 도발에 대한 시인과 사과의 주체를 ‘북측’으로 명시한 경우는 지난 1996년 강릉 잠수정 침투사건 당시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남한에 대한 유감표명은 과거 사례와 비료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개성공단 중단 당시에도 북측이 너무 강하게 밀어붙여 주어를 남과 북으로 했었는데 이번에는 ‘북측’이라는 단일주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남북 도위당국자 접촉공동 보도문의 두 번째 항에는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 이 당국자는 “이번 (지뢰도발 이후) 북측은 열심히 부인해왔다. 과거에는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침묵하는 등의 행위를 보였는데 이번에는 열심히 부인하다가 유감표명을 한 것은 (도발에 대해) 시인하고 인정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한 실질적인 재발방지 수단을 마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공동 보도문의 세 번째 조항에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고 명시해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대북확성기를 재개할 수 있는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비정상’의 판단은 우리가 한다. 우리로서는 북측이 하는 것을 우리가 판단해서 결정하고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상당히 강력한 것”이라면서 “과거처럼 ‘향후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식의 표현보다는 훨씬 강력하며 실질적인 효과도 보여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에 또 다시 그런일(도발)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강력한 재방방지 보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목함지뢰 도발을 얼버무리려고 했는데 우리 측에서는 분명하게 선후관계를 따져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지뢰도발과 관련) 명확하지 않으면 아무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당국자는 당초 우리 정부의 △북한의 도발 시인과 사과 회담 △북한의 도발 재발방지책 마련 △책임자처벌 등 고위급 접촉 목적 가운데 ‘책임자처벌’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당국자는 “책임자 처벌은 회담 당시 얘기는 했지만 합의문이나 약속이 명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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