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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신의 직장?' 아모레퍼시픽, 속 들여다보니...


입력 2015.09.14 11:52 수정 2015.09.14 18:05        김영진 기자

8명 등기임원 중 여성 1명 불과...근속연수와 임금서 남녀 차별 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
남녀 차별이 없고 가족 친화 경영의 대표적 기업으로 꼽혔던 아모레퍼시픽이 남녀 직원들간의 근속연수와 급여 등에서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들의 남성 비중도 높은 수준이었다.

14일 아모레퍼시픽이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8명의 등기임원 중 여성임원은 박동원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남성 임원들이었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는 6명의 등기임원 중 여성이 전무했다.

53명에 달하는 아모레퍼시픽 미등기임원들 중에도 여성 임원은 9명에 불과했다.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여성임원 비중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여성성'이 강조되는 화장품업종의 특성상, 높은 비중이라고 보기 힘들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관리사무직과 영업·마케팅 등 직원들 간의 남녀 차별도 두드러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직원들은 크게 지원·영업·마케팅·생산·연구개발 등으로 나누어진다. 지원 분야에서는 남성 정규직 직원이 326명으로 여성 직원 224명 대비 102명 많았다. 반면 계약직은 남성은 15명인데 반해 여성은 53명으로 3배 이상 많았다. 1인 평균 급여액도 남성은 3374만원인데 반해 여성은 1844만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화장품 영업에서도 여성 정규직은 2053명으로 남성 565명보다 절대적으로 많았지만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들이 더 높았고 1인 평균 급여액도 남성은 2709만원인데 반해 여성은 1797만원으로 여성 급여액이 여전히 낮았다.

여성 직원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마케팅 분야에서조차도 남성들이 평균 근속연수나 급여액에서 높게 나타났다.

평균 근속연수 남성 8.9년 여성 3.8년 '절반도 못 미쳐'

아모레퍼시픽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도 남녀 정규직 직원 비중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리사무직 직원의 경우 남성 정규직 직원은 72명이지만 여성 직원은 44명에 불과했다. 평균 근속연수도 남성은 8.9년인데 반해 여성은 3.8년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1인 평균 급여액은 남성과 여성 각각 2300만원과 2100만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신민호 홍보팀장은 "단순히 남녀를 나눠 차별을 논할게 아닌 같은 조건으로 입사한 직원들을 기준으로 봐야할 것 같다"며 "여성 직원의 경우 고졸 직원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급여나 근속연수에서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팀장은 이어 "회사에서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는다 해도 육아의 주체인 여성들이 복직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그룹의 모태를 서경배 회장의 할머니인 고 윤독정 여사에서부터 출발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아모레퍼시픽은 남성과 여성 직원들이 조화롭게 근무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적극적인 모범을 보이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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