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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통일노래 탄생 배경엔 그의 한마디가...


입력 2015.09.29 10:33 수정 2015.09.29 10:34        하윤아 기자

보수·진보 3개월 논의 끝에 탄생한 통일노래 'One Dream One Korea'

통일노래 'One Dream One Korea'의 한 소절을 부르고 있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모습. 새시대통일의노래캠페인 조직위원회 페이스북 화면캡처.

통일노래 'One Dream One Korea'의 한 소절을 부르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모습. 새시대통일의노래캠페인 조직위원회 페이스북 화면캡처.

2015년 2월,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시민사회가 신년사업 계획을 구상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광복 70년을 맞이해 어떤 사업을 진행하면 좋을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서인택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상임대표가 불쑥 “새로운 통일노래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숱한 통일 관련 행사를 진행했지만, 1020 젊은 세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굉장히 생소하게 생각하고 있어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통일 노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다는 게 서 대표의 제안 이유였다.

2015년 9월 18일 세상에 나온 새로운 통일 노래 ‘One Dream One Korea’는 무심코 던진 바로 그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제안 당시만해도 현장에 있던 단체 관계자들은 “좋은 생각이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는가”라며 반신반의했다. 그야말로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었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숨막히는 침묵을 깨뜨린 건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공동상임대표였다. 이 상임대표는 통일 노래 제작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면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당시 LA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올림픽이 동구권이 참여하지 않는 반쪽 올림픽이었다. 그런데 이듬해 마이클잭슨 등 45명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에티오피아를 구하자는 취지로 ‘We Are The World’라는 노래를 이어 불렀고, 이것이 전 세계인의 가슴을 울려 지구는 하나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그리고 다음 올림픽이었던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동구권이 참석했다. 이 때 서울 올림픽 공식 주제곡인 ‘손에 손잡고’가 불렸는데 실제 2년 뒤에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이 상임대표의 이야기에 관계자들은 하나둘 통일노래를 제작하자는 데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We Are The World’가 동구와 서구 간의 벽을 허물었고, ‘손에 손잡고’가 동독과 서독 간의 벽을 허물었듯이 새로운 통일의 노래가 울려퍼지면 통일이 불현듯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들 단체는 이 자리에서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노래하려면 무엇보다 한국 사회의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통일 노래 제작에 보수-진보 시민사회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리고 이날 회의 후 곧바로 진보 진영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들에게 연락을 취해 약속을 잡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통일 노래 제작 참여를 권유·설득했다. 진보 시민단체의 첫 반응은 냉랭했지만, 이후로도 일주일에 1~2번씩 정기적으로 조찬모임을 가지면서 통일노래 제작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끊임없이 주고 받았다.

서로 다른 이념을 표방하는 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회의를 반복하면서 부침을 겪은 끝에 5월 말 새로운 통일노래를 제작하자는 데 최종적으로 합의했고, 6월이 시작돼서야 본격적인 제작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양 진영의 사회단체들은 곧바로 공동사무처를 구성하고 ‘새시대통일의노래캠페인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를 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그 과정에서 조직위의 여러 관계자들은 최근 방송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김형석 작곡가를 추천했다. 김 작곡가와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었지만, 조직위 기획위원장을 맡은 서인택 상임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일부 조직위 인원들과 직접 김 작곡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당초 조직위 내부에서는 김 작곡가를 섭외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히트 작곡가’로 불리는 김 작곡가가 아무런 대가 없이 통일 노래 제작 요청을 받아들일리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김 작곡가는 흔쾌히 통일 노래에 재능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의 손을 거쳐 새로운 통일 노래가 탄생했다.

통일 노래에 가사를 씌우고 목소리를 덧입히기까지는 김 작곡가의 도움으로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실제 그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아이유의 ‘좋은 날’,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 등을 쓴 김이나 작사가는 물론, 듀엣 버전을 부를 가수로 양파와 나윤권을 직접 섭외하는 등 통일 노래 제작에 열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실제 김 작곡가는 지난 1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외조모가 이북 출신이라는 사실을 전하며 통일에 대한 남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당시 그는 “젊은 세대에 통일이 조금씩 잊혀져가고 있는데 이번 노래를 통해 (젊은 세대가) 통일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직위 측에 따르면 김 작곡가는 어릴 적 실향민인 외조모가 고향을 그리며 눈물짓는 모습을 떠올려 그 감성을 곡에 담아 표현했다.

특히 김 작곡가의 적극적인 노력에 여러 기획사들도 소속 아이돌 가수를 통일 노래 캠페인에 참여시키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게 조직위 측의 설명이다.

이번 통일노래 캠페인에는 무엇보다 통일정책을 주관하는 실무 부서인 통일부의 장관과 여야 당 대표들이 뮤직비디오에 직접 참여하면서 더욱 의미를 빛냈다. 통일에 대한 상징성을 담고 있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조직위 측의 적극적인 요청에 통일 노래 음원 녹음에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후 통일부 차원에서도 캠페인에 특별후원금을 지급하는 등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통일부는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하는 기본적인 의무가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는 차원에서 장관께서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장관의 참여에 따른 파급효과를 고려하다보니 고민을 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통일노래를 확산해야 한다는 취지와 의도에 공감해 돕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노래 'One Dream One Korea' 음원 녹음에 참여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새시대통일의노래캠페인 조직위원회 페이스북 화면캡처.

아울러 통일 노래 캠페인에 참여하는 보수 진영 시민사회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진보 진영 시민사회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각각 섭외키로 하면서 실제 양당 대표가 같은 소절을 함께 노래하는 뜻 깊은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김무성 대표 측 관계자는 “대표께서 평소 통일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통일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셨는데, 시민사회단체에서 새 시대에 맞는 통일노래를 다시 발굴하고 널리 알리는 좋은 취지의 행사가 있어서 참여하시게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 비서실 관계자 역시 “캠페인의 취지와 당의 입장이 무관하지 않고 대표께서 적극적으로 통일에 관심을 보이셨기 때문에 흔쾌히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직위 측은 오는 10월 9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One K 콘서트’를 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조직위 측은 콘서트 개최 한달 전인 지난 9일 “콘서트 티켓 1차 예매분 6000석이 판매 시작 10분 만에 전량 매진됐다”며 통일노래와 통일콘서트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직위 측 이갑산 공동대회장(범시민사회단체연합 공동상임대표)은 ‘데일리안’에 “노래 하나를 제작해서 보급하자는 이야기에 보수와 진보 양쪽 진영이 합의하는 데 3개월이 걸렸다”며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통일에 있어 우선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무한한 양보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회장은 이어 “젊은 세대와 함께 즐겨 부를 수 있는 통일노래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기 때문에 교과서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와 함께 ‘One Dream One Korea’ 노래가 함께 실리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새로운 통일노래를 계속 제작하고,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NGO통일문화재단을 만들어 통일문화운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윤배 공동대회장(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은 본보에 “통일노래가 이념·지역·세대의 차이 그리고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불린다면 우리의 통일은 더 가까운 미래로 다가올 수 있다”며 “통일노래를 통해 분단 70년의 역사를 통일의 역사로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단체의 성격과 활동방식에 맞는 다양한 참여방식을 고민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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