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부러지고 끊어지고" 연기투혼 빛난 '더폰'


입력 2015.10.13 06:50 수정 2015.10.13 08:42        이한철 기자

휴대폰 소재에 시간 개념 더한 추격스릴러

손현주·엄지원·배성우, 부상 속 열연 빛나

영화 '더 폰'은 1년 전 죽은 아내를 살리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다. ⓒ NEW

죽어도 살고 살아도 죽는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시간과의 사투를 그린 영화 '더 폰'이 12일 CGV용산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영화 '더 폰'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 조연수(엄지원 분)로부터 전화를 받은 고동호(손현주 분)가 과거를 되돌려 아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린 추격스릴러다.

'과거의 아내와 통화가 연결되면 그녀를 구할 수 있다'는 신선한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기존 추격 스릴러와 차별화된다. 시공간을 뛰어넘은 소통은 해외 작품에선 여러 차례 다뤄졌지만, 국내에선 흔치 않은 시도다.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게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스릴러 장르에 새로운 개척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봉주 감독은 영화 '더 폰'에 대해 "논리적인 부분, 인과관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 데일리안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김봉주 감독은 "우리나라에 일반화되진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며 "논리적으로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장르다. 그만큼 인과관계에 중점을 뒀고 화면도 리얼하게 보여주려 애썼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간과 관련된 것들을 관객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더불어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두 명의 40대 가장 고동호와 살인마 도재현(배성우 분)의 대립을 통해 이야기의 갈등구조를 더욱 극대화했다.

김봉주 감독은 "부유층 가정의 가장 고동호, 그와 달리 그늘 속에 사는 남자 도재현(배성우 분)은 서로 부딪칠 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 부딪치게 된다. 정반대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40대 남자 2명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현주는 '더 폰'을 통해 3번째 스릴러에 도전했다. ⓒ 데일리안

손현주는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에 이어 또 한 번 스릴러 장르로 관객들 앞에 선다. 매 작품마다 깊은 감정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촬영 내내 부상을 안고 연기 투혼을 선보였다.

손현주는 "'숨바꼭질'은 본인 집에서 다른 사람이 살 수 있다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영화고 '악의 연대기'는 형사들의 심리를 그렸다. 이번엔 1년 전 죽은 아내를 살리기 위한 사투를 그린다. 빠른 전개와 탄탄한 시나리오가 재미있다"고 세 작품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특히 "촬영하다 갈비뼈를 다치고 손톱이 부러졌다. 배성우가 힘이 좋아서 감당하기 힘들었다. 앞으로 액션 하려면 힘을 키워야겠더라"며 "배성우와 연기하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성우는 '더 폰'을 통해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악역으로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 데일리안

하지만 배성우 역시 부상을 달고 다니긴 마찬가지. 특히 인대를 끊어지다시피 해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없는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 엄지원은 "영화에서 어깨에 들쳐 업고 촬영하는 신이 있었는데 살을 뺄걸 그랬나 안절부절 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손현주와 엄지원은 극중 부부로 나오지만, 얼굴을 맞대고 촬영에 임한 경험이 많지 않다. 극중 두 캐릭터가 전화로 소통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손현주는 "전화로만 통화하고 감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 엄지원도 힘들었을 것이다"며 "첫 촬영 전에 녹음도 몇 번 하고 현장 녹음도 했었는데도 힘들었다. 앞으로는 얼굴 좀 보고 연기했으면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엄지원은 혹독할 정도로 전화 연기에 몰입해야 했다. ⓒ 데일리안

엄지원도 "액션은 재밌었지만, 전화는 이제 그만 받고 싶다는 생각이다"며 "그래도 관객들에게 사실감 있게 전달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세 배우의 연기는 작품의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끝까지 눈 뗄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부러지고 끊어지고 찢어지며 연기한 보람은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의 결을 더해주는 조연들의 연기도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조달환은 위기에 처한 '고동호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의 딸 경림에게는 친근한 삼촌 같은 존재로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듬직한 인물로 변신한다. 황보라는 고동호의 직속후배 혜진 역을 맡아 지금까지 보여준 역할과 달리 소탈한 면모를 과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황석정이다. 기발한 물건을 개발하는 사무실을 운영하는 광현 역을 연기한 황석정은 짧은 시간에 시선을 강탈하며 적재적소에서 웃음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더 폰'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