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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도발은 청와대 자작극" 지령내린 북 225국 알고 보니...


입력 2015.10.22 06:58 수정 2015.10.22 08:27        박진여 기자

과거 탈북자 이한영 암살한 사회문화부의 후신

주요 인사 암살 등 대남 공작 최정예 돌격대

지난 8월 경기도 파주 DMZ 목함지뢰 폭발 사고 관련 북한이 청와대 탓으로 돌리려고 선동한 지령문이 공개됐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지난 8월 발생한 군사분계선(DMZ) 목함지뢰 폭발 사고 관련 북한 225국이 청와대 탓으로 돌리라 선동한 지령문을 입수했다고 밝힌 가운데, 당시 나돌았던 ‘목함지뢰 자작극’ 등 청와대 책임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북한 225국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20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DMZ 지뢰 폭발 관련 “‘지뢰 폭발은 청와대에서 날조한 것으로 여론을 만들라’는 내용이 담긴 북한 225국(대외공작기관-대테러, 공작활동 수행)의 선동 지령문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에 따르면 지령문을 내린 225국은 노동당의 대남공작기관 중 한 개 부서로, 과거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 씨를 암살한 부서의 후신이라는 설명이다.

안찬일 소장은 21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225국은 대남테러를 수행하는 곳으로 주요인사 암살 등 이런 대남공작의 가장 돌격대 부대”라며 “과거 북한 거물급 탈북자인 이한영 씨를 암살한 사회문화부가 이 225국의 후신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대남공작 역할을 하는 225국이 목함지뢰 사태에 대해 '청와대 날조설' 지령문을 내린 가운데 당시 합동참모부는 목함지뢰의 원인을 규명, 책임소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8월 4일 DMZ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 6일 후인 10일 오전, 북한 소행임을 밝히고 북한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대북 경고성명을 발표했다.

이 같은 합참의 발표에도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국민에게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와 동시에 ‘자작극’설이 나돌며 청와대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각종 음모론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됐다.

동시에 북한에서는 자신들의 매체를 통해 “DMZ 지뢰 폭발은 (남측의) 날조이자 모략극”이라 주장하며 우리 측을 향한 날선 비난을 일삼았다. 이때 일부 네티즌들은 “북한 주장이 국방부 해명보다 몇 배는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각자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

당시 음모론을 부채질했던 주요 주장으로는 △북한이 지뢰를 매설하는 영상자료가 없는 것 △국정원 해킹 관련해 국민들의 불신이 만연했던 것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 △그간 북한이 위협해온 핵·미사일에 비해 도발 규모가 작은 것 등이다.

실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북 지뢰도발 사건은 자작극일 가능성이 많다. 지뢰폭발 동영상은 있는데 북한군이 넘어와서 지뢰를 설치하는 동영상은 없다니...또 예전에 묻혀있던 지뢰가 비에 떠내려 온 거라는데 요즘 국가가 말하는 걸 믿을 수가 있어야지 (해킹 사건 관련)국정원도 그렇고 국방부도 그렇고...”라는 내용이 게재됐다.

이어 “목함지뢰 폭발은 국정원 해킹을 덮으려는 수작, 고로 자작극”, “국정원 대선조작, 해킹이 민간인에게 했던 것이 다 탄로 나 국정원 최대 존폐위기를 두고 북한으로 시야를 가리려는 것.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등의 의견들이 개진됐다.

또 다음 아고라, 네이버 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에 “DMZ 지뢰도발이 자작극인 이유가 밝혀지고 있다” 등의 글과 함께 “목함지뢰는 강가에 자주 떠내려 와 종종 우리 군에 발견돼 북한지뢰라고 인식이 돼 있는 지뢰이기도 하고, 북한이 무슨 이득을 보려고 제2차 대전 때나 쓰던 구식의 반경도 좁은 목함지뢰를 사용했을까 싶다”, “목함지뢰 3개? 그간 도발한 규모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전략.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거라고 보여진다” 등의 음모론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블로그, SNS 등에서는 이 같은 음모론을 토대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들이 게시되기도 했다. 당시 네이버 아이디 ‘220***’은 “박근혜 대통령은 다친 장병들 위문 갈 생각도 없는 건지”라며 “오바마가 지지율 떨어지니까 거짓으로 빈라덴 사살작전을 했다고 자작 쇼를 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는 근대 전쟁역사의 70%는 거짓, 날조, 조작으로 자국민이 몇 명 죽든 상관없이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는 쪽으로 가면 그만이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또 트위터리안 ‘@wjd***’은 “북한이 목함지뢰 3개로 남측 군인 몇 명을 다치게 해서 얻는 게 뭐지? 오히려 이로 인해 잃는 게 훨씬 클 텐데 그 정도 계산도 못 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음모론은 북한의 지뢰도발로 우리 측이 11년 만에 재개한 대북확성기방송에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20일 사격도발을 감행, 우리 측이 대응사격에 나서며 남북 간 긴장상태가 고조되자 점차 잦아들었다. 이후 북한의 제안으로 25일 판문점에서 ‘남북 8.25’ 합의가 개최됐지만 북한은 끝내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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