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 파리를 노렸나…배후, 미궁에 빠지나?
동시다발 테러로 120명 사망…용의자 8명 중 7명 자살, 1명 사살
1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로 최소 120명이 사망하고, 중상자 80명을 비롯해 200여 명이 다쳤다.
프랑스 정부는 14일 파리 시내 공연장 바타클랑 극장을 비롯한 6곳 이상에서 발생한 테러로 12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피해자 중에 한국인이 포함돼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아직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아녜스 티보-레퀴브르 파리 검찰청 대변인은 “7명은 자살폭탄을 터뜨려 사망했고 1명은 경찰에 사살됐다”며 “아직 진압되지 않은 테러리스트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이날 오후 9시 20분께 파리 시내 10구와 11구 극장과 식당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은 록밴드의 공연이 열린 파리 11구 바타클랑 극장이다. 이날 밤 10시께 검은 옷을 입고 AK-47 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들이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다 총기를 난사했고,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인질극으로 100명이 사망했다.
파리 시내뿐 아니라 외곽에 있는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근처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기장에서 프랑스와 독일 친선 축구를 관전하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급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뒤 마뉘엘 발스 총리와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과 함께 내무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파리에 전대미문의 테러 공격이 있었다”며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규탄했다. 또 프랑스 전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랑드 대통령은 15∼16일 터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 참석을 취소했다.
이슬람 극단세력 소행으로 추정할 뿐...아직 배후 세력 규명 못해
이번 사태의 배후로는 이슬람 극단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할 뿐, 아직 정확한 테러 배후세력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AP통신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미국 법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보당국도 파리 연쇄 테러 발생 전 어떠한 위협의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도 테러의 정확한 배후 세력을 밝혀내지 못하고 추정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식적으로 이번 테러를 주도했는 테러 단체도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이슬람 극단 세력이 이번 테러의 배후세력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총격범이 “알라는 위대하다”, “시리아를 위해”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지난 1월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 테러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계 각국 '테러 강력 규탄'…프랑스 테러대비 공염불
이번 사태와 관련 세계 각국 정상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국제 사회는 ‘테러를 강력 규탄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무고한 시민을 위협하는 무도한 시도로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또 “미국은 테러리스트를 심판하는 데 프랑스와 함께 할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는 “비인간적이고 괴물 같은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프랑스 국민에게 애도와 함께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에서 “심대한 충격을 받았다”며 “이 순간, 테러로 보이는 이번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과 마음을 함께하고 그 유족과 모든 파리인들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끔찍한 파리 테러의 희생자들 가족과 관계자, 프랑스 국민에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는 테러와의 싸움에 강력하게 연대할 것이다. 테러는 민주주의를 결코 이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파리에서는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언론사인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연쇄 테러를 벌여 17명을 살해했다. 프랑스는 이후 1만 명이 넘는 군인을 국내 안전 유지를 위해 투입해 테러에 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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