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점수 통해 남학생에 점수 몰아줘 90명 부정입학
자립형 사립고인 하나고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부정으로 남학생들을 뽑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측은 2011~2013년 3년간 불합격권에 있던 90여 명의 학생에게 입학전형 서류심사와 면접 과정에서 특별한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보정점수를 줘 합격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보정점수'는 전형 과정에서 뚜렷한 기준과 근거도 없이 주로 이 학교 현직교사들로 구성된 전형위원회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이 때문에 합격권에 있던 다른 90여명의 학생들은 부당하게 탈락 처리됐다. 탈락한 학생들은 대부분 여학생이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그룹의 학교법인인 하나학원이 2010년 3월 은평구 진관동에 자립형 사립고로 설립했으며, 개교 이후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됐다.
하나고는 전국 자사고 중 민족사관고 등과 함께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10개 학교 중 하나로 많은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진학을 꿈꾸는 명문 고교라는 점에서 학교의 명예 실추가 불가피해 보인다.
교육청은 서울시의회가 4월 구성한 하나고 특위가 8월 이 학교 전 모 교사의 제보를 받아 관련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뒤 9월부터 하나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해왔다.
감사 결과 하나고는 2011∼2012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1차 서류전형에서 0.1에서 1.7점 사이의 보정점수를 부여하고, 2차 면접에서는 일부 학생에게 5점을 주고 다른 학생들은 0점을 주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등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했다.
2013학년도에는 일부는 가점을 주고 일부는 감점을 주는 식으로 점수를 재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특히 하나고는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이 출자해 설립한 한 시설관리 회사에 2010년부터 최근까지 100억원 상당의 학교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몰아준 사실도 적발됐다.
국가계약법상 사립학교의 수의계약은 추정가격이 5천만 원 이하인 용역계약일 경우에만 할 수 있지만 하나고는 10억원이 넘는 계약 여러 건을 수의계약으로 이 업체에 몰아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