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반쪽' 청문회 시작, 이헌 "무소불위 갑질"
나흘간의 청문회, 이헌 부위원장 비롯 여당추천 특조위원 4인 전원 불참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청문회가 14일을 시작으로 사흘간 진행된다. 그러나 전체 특조위원 17명 중 이헌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특조위원 등 5명이 불참해 자칫 ‘반쪽’ 청문회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헌 부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대통령의 7시간 조사에 항의하여 청문회에 불참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청문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청문회 불참 이유를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이번 청문회에 관해 수차례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이석태 위원장 등이 지금처럼 청문회를 강행하는 것은 특조위의 정치세력화를 노골화하고, 특조위가 증인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등 무소불위식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서, 이에 동조할 수 없다는 취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한 “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증인에 관한 신문자료를 받지 못하여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청문회에 참석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이 사전에 증인들에 대한 신문 자료를 요청했으나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월호 특조위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그는 “모든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새롭고 바르게 변화되길 바라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 청문회는 대한민국을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나쁘게 변화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9일 이 부위원장을 제외한 여당 추천위원 4인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조위가 진상조사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대통령의 7시간 행적조사 등 엉뚱한 짓거리에만 골몰하는 일탈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전원 총사퇴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시작된 제1차 청문회에는 세월호 유가족 등 방청객 150여명과 취재진 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오전 진행된 청문회에는 참사 당시 구조와 대응을 맡았던 이춘재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이하 참사당시), 유연식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 조형곤 목포해양경찰청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고, 특조위는 이들 증인에 대해 세월호 참사 초기 구조·구난 활동 및 정부 대응의 적절성 여부를 따져 물었다.
앞서 특조위는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31명과 민간잠수사 등 6명에게 각각 증인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 중 32명이 출석 요구에 응했고, 이 전 장관을 포함한 5명은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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