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형 확대에 '괜찮겠지…' 대책없는 새누리
"컨벤션 효과일 뿐" vs "지금 위기상황, 뭐라도 해야"
여론조사 놓고 당내 시각 엇갈려…
안철수 의원의 총선을 5개월 앞두고 탈당을 단행하면서 오는 4월 치러질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당별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야권 지분이 확대로 나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에 마땅한 대책 없이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6일 정병국 새누리당 중진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나서 한 여론조사에서 총선 투표의 당 지지율이 새누리는 30.2%, 새정치연합 23%, 안철수 신당 18.6%로 나타났다"며 야권의 분열이 결코 여당에 이득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정 의원이 인용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총선 투표의 당 지지율에서 범야권은 41.6%로 30.2%에 그친 여당에 비해 11.4%p를 앞선다. 정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여당이 뼈를 깎는 개혁 정치를 해야한다"며 야권 비난 일색이던 여당을 환기시켰다.
정 의원의 주장은 과거의 역사에 빗대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 야권은 과거에도 분열과 통합을 거듭하며 중도 성향의 지지자들을 끌어들여 파이를 키웠다. 즉 언제 나타날지 모를 '전격적인 야권 연대'가 선거 막판까지 변수로 남는다.
역사 뿐만 아니라 탈당한 안 의원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중도를 표방해온 안 의원이 야권 내부의 땅따먹기가 아니라 부동층과 여당 지지층까지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1야당의 분열에 따라 후보 난립으로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존의 도식적인 정치공학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를 의식한 듯 안 의원은 탈당 직후 야당을 공격하는 것에 집중하는 듯 하다가 18일 탈당 후 첫 호남 방문에서는 예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저희가 포함되면서 새누리당의 강고한 (지지율) 40%가 30%대로 주저앉았다"며 공격의 주 대상을 새정치연합에서 새누리당으로 옮긴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6월 청와대에 의해 '찍혀나간'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안 의원의 연대까지 거론되고 있다. '합리적 보수'를 주장하는 유 전 원내대표와 안 의원의 노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 시각에 대해 유 전 원내대표 측은 "전혀 근거가 없는 소리"라고 선을 그었다.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천정배 무소속 의원도 "안 의원과 큰 틀에서 개혁의 방향과 노선에는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안 의원의 파이를 키워나가는 상황이다. 천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모여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컨벤션 효과일 뿐" vs "지금 위기상황, 뭐라도 해야"
여론조사 놓고 당내 시각 엇갈려…
정작 마음이 급해야할 새누리당은 '특별한 대책이 없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의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컨벤션 효과'에 불과하다는 '낙관론'과 '위기상황'이라는 '위기론'이 맞부딪쳤다. '컨벤션 효과'란 정치 이벤트 직후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데일리안'과의 통화한 A 의원은 "여론조사는 '컨벤션 효과'를 보여줬을 뿐이고 확대 해석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여당의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우리 당은 외풍에 흔들리지말고 해오던 대로 더 서로 결속하면서 똘똘 뭉쳐서 가면 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크게 연연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결속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B 의원은 "지금은 위기상황"이라며 "그동안 새정치연합이 못해서 반사이익을 누렸던 지지율이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중도 어젠다 선점 △경쟁력 있는 후보 수도권 험지 출마를 기치에 내걸고 본격적으로 경쟁에 들어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도 노선에서 경쟁하는 수밖에 없는데 우리 당이 워낙 느리니 다음 주나 돼야 슬슬 움직일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그동안 여당은 무기력한 야당의 덕을 봤다"고 여론조사의 결과를 분석했다. 이어 여당의 대책에 대해서는 "과거 전당대회때 내세웠던 각 후보들의 공약들을 개혁과 혁신으로 내세워서 어젠다 선점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또한 "야당과 경쟁하는 상황에 들어와서는 여당도 무엇인가를 혁신해야하는데 여당은 최근에 보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의 출장소 역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김 대표가 자기 목소리를 내고 대표로서 청와대와 국회를 조율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대로 가면 아무리 야당이 분열을 한다고 해도 혹시 나중에 통합이나 연대 등 다른 계기를 맞게된다면 여당으로선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제는 지금까지 몸조심 하고 온 김무성 대표가 자기 역할을 돌아봐야한다. 어떻게 역할을 하는 것이 여당에 도움이 될지 생각을 좀 해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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