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노동자, 납입금 명목 임금의 90% 뺏겨"
'북한 해외노동자 현황과 인권실태-북한 밖의 북한' 세미나 열어
북한의 달러공급원인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타국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쌍한 사람들'로 통하며 동정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을 벗어나서도 인권 유린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북한 해외노동자 현황과 인권실태-북한 밖의 북한’이라는 세미나에서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인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실태를 보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당국과 노동현장에서 △임금체불 △ 임금착취 △열악한 생활환경 △차별 △감시·규제 △강도 높은 노동 △계약서 미작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차별과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북한 노동자들은 노동현장 내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 사이 동정을 받거나 조롱과 멸시를 당하는 주 대상으로, 북한을 벗어나 생활함에도 북한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야해 국제사회에서 제2, 제3의 북한 인권 유린 상황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의 해외 노동자가 파견된 노동현장 중 폴란드, 몽골에 직접 방문해 조사를 진행한 이승주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원은 “북한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하는 폴란드, 몽골의 노동자들에게도 북한 노동자들은 매우 불쌍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들은 북한 노동자들을 보고 목을 매는 시늉을 하며 ‘그 돈 받고 그 정도 일할 바에 나는 일 안하겠다’, ‘너희들은 머저리다. 우리가 너희와 같은 처지였다면 차라리 나가 죽었을 것이다’라는 등의 조소를 보내기도 한다”고 고발했다.
북한 노동자들이 이처럼 동정과 조소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북한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들과 다르게 일하는 만큼 돈을 버는 도급제 형태로 일을 해 타국 노동자들 임금의 절반 수준밖에 받지 못해서다. 특히 북한 노동자들의 경우 북한당국에 납입금 차원으로 임금의 90%를 바쳐야 하는 상황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북한 관리자들로부터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강제 받는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 당국에 납입금으로 바친 90%에서 북한 노동자들에게 남은 10%마저 북한의 중대한 행사 등 사업자금으로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또한 해외기업 측이 보너스, 휴가비, 잔업수당 등을 제공해도 계약서를 작성하지도 보지도 못한 북한은 이러한 사실조차 인지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이승주 연구원은 “북한당국은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임금을 납입금 명목으로 90%이상 회수하는데, 나머지 10% 마저도 북한의 주요 사업을 목적으로 뺏어간다”고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원은 “북한당국은 한 달에 납입금 650달러 이상을 요구하는데, 노동자 입장에서는 그 금액을 채우기 위해 야간근무를 자처하고 청부를 해서라도 반드시 납입금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나머지 10%마저도 의식주 비용으로 제하면 거의 남는 것이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북한을 벗어난 국제사회에서도 북한과 별다를 바 없는 현실에 직면해있는 것은 전세계 노동시장서 양질의 시장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은 소위 불량국가들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현재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나가있는 중국, 러시아, 폴란드, 몽골 등 20여개 국가들의 공통점은 선진국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적어도 인권이나 근로자들에 대한 복지 등이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나라들에는 북한 자체가 노동자들을 파견하려 하지 않고, 해당 국가들에서도 북한 노동자들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여상 소장은 “전세계 노동시장서 양질의 시장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은 불량국가와 같은 국가들이 서로 북한 노동자들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북한 해외 노동자 인권을 아무리 지적해도 잘 먹혀들어가지 않는 것”이라고 고발했다.
직접 폴란드, 몽골에 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인권실태를 조사한 윤 소장은 현재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임금체불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국가들도 중요하지만 유럽연합(EU) 국제노동기구(ILO) 한국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소장에 따르면 해외 노동현장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들의 공통된 요구는 “밀린 임금을 받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소장이 현장에서 만난 한 북한 노동자는 “영하 30도 추위에 먹을 거 없고 입을 거 없고 잠자리가 없어도 다 참을 수 있는데,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북한에 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해외 노동자들을 채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문제에 대해 1차적 책임을 갖고 그 역할을 해줘야함에도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며 “EU와 ILO, 한국정부가 북한 해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국가들에 이런 인권 유린 사항을 공지하고 해결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함께 폴란드 현지 조사에 동행한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것은 누구도 그곳이 수용소인 것을 몰랐으며,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던 곳, 바로 '현대판 아우슈비츠'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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