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발사 후→핵실험' 전형적 패턴, 달라진 건...
전문가 "ICBM 북 영토서 날아와 요격 가능…SLBM은 불가측적이라 위협"
북한이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장거리미사일 발사 후 핵실험'이라는 전형적인 핵 도발 패턴을 다시금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핵실험을 앞두고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위협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번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핵실험'에서 'SLBM발사→핵실험'으로 핵도발 공식을 변화시킨 것은 소형화시킨 핵무기를 더욱 위협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본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직경 70cm, 1톤에서 650kg정도로 소형화해야 한다.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ICBM 발사 후 핵실험'이라는 패턴으로 핵무기 소형화와 이를 실어 나를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핵무기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활용하기 위한 프로세스의 일환이다.
북한은 지난 2003년 1월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원자로를 가동하면서 핵무기 실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10월 9일, 북한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최초의 핵실험을 감행하는데 이에 석달 앞선 시점에 대포동 2호미사일을 발사(2006.7.5)한 바 있다. 1차 핵실험 이전부터 핵무기를 실어 나를 투발수단까지 개발을 병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북한은 대포동 2호 미사일 1기와 노동미사일 2기, 스커드 미사일 4기 등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주목을 받았던 대포동 2호 미사일은 42초라는 짧은 시간동안 비행하다가 추락했지만 700~1000kg의 탄두중량을 6700km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동북아시아의 긴장감을 조성시켰다. 미국의 알래스카와 하와이제도 서부지역이 북한의 타격 범위에 들어간 셈이다.
2차 핵실험(2009.5.25)을 앞둔 2009년 4월 5일에도 대포동 2호를 발사했지만 비행 3100km 지점에서 추락했다.
3차 핵실험(2013.2.12.)을 앞둔 2012년 12월 12일에는 '은하3호-2호'라는 이름의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올렸다. 당시 로켓의 3단 분리가 원활하게 이뤄져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국방부는 은하3호-2호의 잔해를 수거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개발 의도가 큰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012년 12월 국방부는 북한 장거리 미사일 잔해조사결과를 통해 "북한은 기운용중인 노동·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적용해 효율적인 장거리 미사일을 3단형으로 개발했으며 이에 필요한 단분리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기존 노동미사일 엔진 4개로 1단 추진체를, 스커드미사일 엔진 1개로 2단 추진체를 제작, 활용하면서 시간 및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앞두고는 ICBM 발사를 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달 21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진행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형화된 핵무기가 ICBM이 아닌 SLBM에 장착된다면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7일 '데일리안'에 "사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목표는 ICBM이 아니라 SLBM이라고 봐야한다"면서 "ICBM은 반드시 북한 영토에서 날아오기 때문에 요격이 가능하지만 SLBM은 불가측적이라 매우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신 대표는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실은 잠수함은 탐지가 어렵고 이에 대해 우리가 준비할 수도 없다는 것이 가장 두려운 점"이라면서 "북한이 SLBM 발사 이후 핵실험을 했다는 것은 운반능력과 탄두의 위력을 함께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