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SNS 속 예비 후보들 "명함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입력 2016.01.11 09:24 수정 2016.01.11 09:26        조정한 기자

예비 후보들 "다양한 컨텐츠로 부담 없이 접근 가능"

일부 유권자들 "일거수일투족 지켜보는 것 피로해"

선거구 획정이 무한정 지연되면서 선거운동에 애를 먹고 있는 예비 후보자들이 주요 활동 무대를 '추운 거리'에서 'SNS'로 바꿨다. 사진은 권태호 예비후보가 발행한 웹진(왼쪽)과 김성훈 예비후보 페이스북 화면(오른쪽) 캡처

"명함을 못 돌려서 아쉽지만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제 명함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이 무한정 지연되면서 선거운동에 애를 먹고 있는 예비 후보자들이 주요 활동 무대를 바꿨다. 중앙선관위에서 선거운동 기간으로 잠정 허락한 8일이 지나자 '추운 거리'가 아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는 허위사실 유포나 부정행위가 아닌 예비 후보자의 인터넷 홍보 활동에 대해서는 제지하지 않고 있다.

예비 후보자들이 SNS를 통한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는 데는 현역 의원들의 '의정보고서'도 한몫했다. 홍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예비 후보와는 달리 현역 의원들은 명함 뒷면이나 책자 등을 이용해 의정보고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어 사실상 선거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간이 곧 표'로 연결되는 예비 후보자들은 SNS로 몰렸다.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 주민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선거운동의 주요 활동 무대로 선택한 것이다. 제약 많은 오프라인 홍보 활동보다 다양한 컨텐츠로 자신을 알릴 수 있어 오히려 든든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 청원구에 출마를 선언한 권태호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SNS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청원매거진 작은 거인 권태호'라는 10쪽 분량의 웹진을 창간해 격주마다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배포할 예정이다.

권 예비후보 측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상태로는 예비 후보자가 홍보물도 배포하면 안 되고 후원회를 꾸리는데 제약이 있다"면서 "지역 내 여러 사람과 소통이 가능한 밴드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플랫폼을 통해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웹진은 이력 등을 담은 한 장짜리 홍보물이 아니다. 평소에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기회가 적었던 (예비 후보자의) 인생 이야기와 동영상이 담겨 있고 화장실에서 간편하게 읽을 수 있는 정치·건강 상식도 있다”며 “아직까지 웹진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부담이 된다고 하면 보내지 않을 것이다. 정치 신인으로서 편안하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경남 양산시에 출마하는 김성훈 새누리당 예비 후보 또한 4가지의 SNS 플랫폼에서 유권자들과 활발히 소통 중이다. 그는 "지금은 스마트폰 선거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명함을 못 돌려서 아쉽지만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이 제 명함을 대신하고 있다"고 선거운동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어셈블리 2016 김성훈과 함께하는 사람들'(네이버 밴드, 참여 1200명) '양산사람들'(공개 페이스북 그룹, 5400명)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 예비 후보는 "젊은 연령부터 어르신들까지 모인 SNS 공간이 소통과 공감의 축이 되고 있다. 10대가 질문하면 여러 연령대가 대답해 주는 등 정보공유의 장이 되고 있다"며 "저를 알리는 선거운동도 중요하지만 정치가 그렇게 높고 권위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국민들과 거리감을 불식시키고 싶다"며 활용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예비 후보들의 SNS 게시물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많다. 지인들을 중심으로 홍보 활동이 진행되는 선거운동 특성상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해당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지켜보게 되기 때문이다.

가족의 지인이 총선에 출마한다는 한 20대 대학생은 "가족이 누른 '좋아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루에 3~4번 정도 소식을 접하게 된다. 솔직히 정치에 관심도 없는데 게시물을 자꾸 보려니 고역이다"라며 "그렇다고 가족과 친구를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총선 때까지만 참을 계획이다"라고 불편함을 전했다.

이어 직장 상사 때문에 SNS 소식을 접하고 있다는 한 30대 직장인은 "상사와 실수로 친구를 맺어 불편했는데 요즘에는 내 지역구도 아닌 상사 지역구의 후보자 소식까지 보게 됐다"며 "공약보다는 상인들과 손잡고 찍은 사진을 더 많이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그동안 잠정 유보해 둔 선거운동 단속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정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