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한 '최경환-황우여'의 전혀 다른 행보
공천 국면 앞두고 회동으로 세 결집·전략 모색 나선 최경환
지역구 돌보다 정치적 성과마저 좌초될 위기에 놓인 황우여
제20대 총선에 출마할 공직자의 사퇴 마감 시한인 지난 1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퇴임식을 마친 뒤 여의도로 복귀했다. 두 명의 전 총리는 같은 총리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왔지만 한 쪽은 당에서의 기반을 새롭게 다지고, 다른 한 쪽은 곧장 지역구로 향하는 등 판이하게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선에 도전하는 친박계 핵심 최 의원은 잇따라 친박 의원들과 회동을 갖는 등 본격적인 '친박 세 결집'에 돌입했다. 첫 번째 회동은 이임식 나흘 전이었다. 그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회동에는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정갑윤 국회부의장·김태환·서상기·안홍준·유기준·정우택·홍문종 의원 등 친박계 중진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공천룰' 추인 문제 등으로 인해 의원총회가 소집됐던 날이었던 만큼 식사 자리에 모인 친박계가 남은 공천룰 쟁점사항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후문도 있었다. 이틀 후인 10일에는 친박계 초선의원들과 함께 저녁자리를 갖고 '정치적 의리'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3일에는 당내 재선 의원들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연이은 '식사정치'로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최 의원은 14일 직접 복귀 신고를 하기 위해 당을 찾았다. 당시 최 의원은 "(당에) 돌아왔으면 만나서 돌아왔다고 인사하는 게 도리 아닌가. 그런 차원이지 아무 것도 아니다. 평의원이 무슨 말을 하나"라며 자신이 평의원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평의원' 최 의원이 돌아간 후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의 얼굴은 어두웠다.
이렇듯 공천 국면을 앞두고 본격적인 전략 모색에 나선 최 의원과는 달리 황 의원의 소식은 잠잠하기만 하다.
황 의원은 13일 장관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를 찾았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인으로 돌아왔으니 당과 국회에서 막힌 현안을 뚫는 일에 소임을 먼저 할 생각"이라면서도 "지역구 출마를 소홀히 할 수 없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매듭짓는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인이 밝힌 계획대로 황 의원은 인천에서 열린 '가천뇌건강센터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보이지 않게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최 의원의 '세'(勢)가 그의 존재감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데 반해 황 의원의 경우에는 본인이 일궈낸 정치성과마저 같은 당원에 의해 좌초 위기에 처한 상태다.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는 황 의원이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대표발의해 개정을 주도했던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망국법'이라며 법안 폐지를 연일 외치고 있다. 황 의원이 도입을 추진했던 오픈프라이머리마저도 친박계의 거센 반대에 부딫쳐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전 부총리와 함께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들도 대구 부산 등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외쳐 선거개입 논란을 빚었던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임식 다음 날인 13일 대구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동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산 기장 출마를 노리고 있다.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달성에서 '진박 마케팅'에 한창이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대구 중남구로 밀어내며 달성 지역구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총선용 단명장관'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유기준 의원은 부산 서구에서 4선에 도전한다. 차기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현 지역구인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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