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총참모장에 리명수, 무력도발 가능성 ↑
리영길 교체 "세도·비리혐의로 숙청" vs "공안세력이 야전군 장악하는 과정"
북한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북한군 총참모장에 임명되면서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쌍방기동훈련 참관 소식을 전하며 리명수를 ‘조선 인민군 총참모장인 육군 대장 리명수 동지’라고 호칭했다.
이와 관련 북한 군부 내에서도 강력한 전투력을 중심으로 조국통일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군부파’ 대표인물이 북한군 수뇌부 자리를 차지하면서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 또한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지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2일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 북한 군부 내에는 군대가 경제 건설 등에도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의 ‘선군파’와 오직 군사훈련에만 집중해 강한 전투력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의 ‘군부파’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임 리명수 총참모장의 경우 군부파 대표 인물이기 때문에 향후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리영길 전 북한 총참모장을 필두로 북한 군부 내 대대적인 숙청과 인사 교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북한 군부 입장에서는 김정은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성장 실장은 “북한 군부의 ‘세도’와 ‘비리’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로 제7차 당대회 개최 전인 4월까지 군부에서 대대적인 숙청과 인사 교체가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 군부가 자신들에게 집중된 김정은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군사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고, 또 다음 달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돼있어 한반도에서 긴장이 극도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리명수 총참모장의 전임자인 리영길이 세도·비리, 종파 혐의로 숙청된 것은 맞지만 처형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리영길이 숙청된 것은 공안세력이 야전군을 장악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리명수가 임명된 것은 강경 군부파가 군부를 잡았다기보다 공안세력이 군부를 잡아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군 경험이 없는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하는 과정서 정통 야전세력들을 단기간에 장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형적인 '야전군인'인 리영길 전 총참모장을 숙청했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같은 날 본보에 “현재 북한은 정통 야전군들의 세력이 약화되고 정치군인들이 주로 포진해있는 공안통치 상황”이라며 리영길의 경우 정통 야전세력이기 때문에 제거된 것이고, 리명수의 경우 인민보안부장을 지낸 공안세력의 일부이기 때문에 군 수뇌부로 승진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이 잇단 무력도발을 감행한 것과 관련 군 수뇌부 교체와 무관하게 도발과 협상을 반복하는 북한 행태에 따라 이번에도 어떤 형태로든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원점이 확인되는 명시적인 도발이 아닌 개성공단 전체를 군사 요새화하는 등 교묘한 형태의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며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긴장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특별히 한두 명의 인물이 교체됐다고 해서 북한군 전체의 어떤 전략이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리명수 총참모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5번째 총참모장으로 앞서 리영호-현영철-김격식-리영길 등이 숙청·처형·사망 등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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