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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원 낙인 억울하다" 강기정 '눈물의 필리버스터'


입력 2016.02.26 10:17 수정 2016.02.26 12:56        이슬기 기자

"이렇게 토론 기회 있었다면..." 주저앉아 눈물

강기정 더민주 의원이 25일 5시간 4분 간 '눈물의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9번째 토론자로 나선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전 1시 59분 '임을 향한 행진곡'을 끝으로 단상을 내려왔다. 전날 오후 8시 55분 발언을 시작한지 장장 5시간 4분만이다. 

강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지난 2009년 7월 미디어법 저지를 위해 몸싸움을 벌이던 상황을 거론하며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보였다. 앞서 같은 날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구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 사실상 4.13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중에도 필리버스터에 참석한 것이다.

이에 더민주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당이 "강 의원은 학생시절부터 몸을 던져가며 투쟁을 많이 했다. 정의로운 사람으로 불러주지 못하고 언론의 지칭대로 폭력의원이라고 하는 것을 변호해주지 못해 정말 죄송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자, 강 의원은 발언대 뒤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날 '임을 향한 행진곡'을 부르기에 앞서 "이 자리가 몸싸움 했던 자리가 아닌, 밤을 새가며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이 자리에서 꼭 한번 더 부르고 싶은 노래는 '임을 향한 행진곡'"이라고 말했다. 해당 노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기리는 곡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공식 기념식에서 제창이 금지됐으며, 강 의원은 이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2013년 5월 7일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해당 노래를 부른 바 있다.

강 의원은 또 “이렇게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국민으로부터 폭력의원이라고 낙인 찍히지 않았을텐데.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 4선 도전은 또 다른 의미를 가졌을 텐데”라고 말하며 한숨 내쉰 뒤 “테러방지법으로 까딱하면 안기부와 중앙정보부가 무소불위 권력으로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공포시대가 올 수 있다. 그걸 막는 것은 우리에게 내려진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부의장은 "용기 잃지 마시고 더 열심히 해서 국민으로부터 더 큰 인정을 받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심에 만족할 수 있는 의정 활동 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 역시 "강 의원이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나와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 무궁한 영광이 있기를 바라고 다시 여기서 보게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강기정의 필리버스터를 보느라니 마음이 짠하다"며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 광주가 어려울 때 끝까지 당을 지켰던 사람답다”고 응원했다. 아울러 이날 강 의원의 필리버스터는 당 공천배제 대상에 오른 문희상, 유인태, 김현 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한편 강 의원은 앞서 문 전 대표 당시 광주 지역 의원 6명이 대표의 사퇴와 '20% 컷오프' 혁신안 철회를 촉구하며 탈당하는 가운데도 당 잔류를 택한 바 있다. 현재 더민주에 남아있는 광주 지역 의원은 강 의원과 박혜자 의원(광주 서구갑) 뿐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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