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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 후폭풍, 심상치 않은 AI 태풍


입력 2016.03.17 08:00 수정 2016.03.17 09:42        이홍석 기자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수요 동반 증가…고성능 차별화 관건

상위업체에 수혜 집중...비메모리분야 경쟁력 키워야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고성능 반도체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특정 상위 업체들에게 수혜가 쏠리는 반도체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에 이어 AI 기술이 부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수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 증가로 메모리 수요 '업'...삼성전자·SK하이닉스 '방긋'=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데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와 정보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비메모리반도체로 나뉘는데 비메모리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로도 불린다.

메모리반도체의 대표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는 기능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대규모 투자를 통한 대량 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으로 고부가가치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다.

AI 기술의 부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강자들은 장기적으로 큰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D램 시장의 절반에 육박하는 45.2%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20나노 D램 양산 공정을 안정화 시킨데 이어 올 상반기 중 18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낸드플래시에서도 3D 낸드플래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등 기술적으로 경쟁사들에 비해 한 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3분기 20나노 D램 생산에 들어간데 이어 최근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36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며 메모리 분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가 상당히 좋은 수를 둘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DB)화한 정보가 바탕이 된 것”이라며 “AI 기술의 발전이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증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 수혜 더 커...국내 업체 경쟁력 키워야=AI 기술 발전은 메모리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수요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지만 국내 업체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기준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4.1%의 점유율로 1위인 인텔(19.5%)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2위 퀄컴(6.7%)에도 뒤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비롯, 컴퓨터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카드에 적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은 모두 시스템반도체에 속한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챔피언 판후이와 대국 당시 1202개의 CPU와 176개의 GPU로 구성돼 있었는데 이번 대국에서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처리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게 되면 시스템반도체도 정보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굳이 AI가 아니더라도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VR), 웨어러블 등 최근 부각되고 있는 기술들로 인해 수요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약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도 메모리분야에 비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간담회’에서 “앞으로 시스템 반도체와 센서 등 AI와 관련된 산업 수요를 파악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의 확산이 반도체 수요 증가로 전반적인 업황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업체별로는 온도 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는 업체들과 아닌 업체들간 시장에서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인한 수혜가 반도체 업계 상위 1~2개 업체로만 집중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분야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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