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공식 일정에서 보이지 않는 천정배, 왜?
3월 동안 기자들에게 공개한 당 대표 일정 5개
천 대표측 "나름대로 비공개 일정 통해 당 내부문제 조율에 앞장"
"저는 앞으로도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고 우리 당의 승리를 이룩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난 15일 저녁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그동안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갈등을 보여온 '야권연대'에 대한 주장철회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통합' 제안에 '연대불가'로 버틴 안 대표와 의견 차를 보이며 갈등을 드러낸지 약 2주 만이다. 천 대표의 이 발언으로 연대 논란은 표면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앙금이 남아 두 대표 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내 일부에서는 특히 '온 힘을 다하겠다'던 천 대표가 요즘 당 행사에서 보이지 않는다며 천 대표의 '직무태만'을 언급했다. 한 당직자는 "최근 천 대표의 스케쥴을 한 번 살펴보라"며 "속내용은 다르지만 겉모습은 천 대표의 최근 행보에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통합했던 안 대표의 통합직후 모습이 오버랩된다"고 했다.
안 대표는 과거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단일화 직후 한동안 '숙고'하며 선거 운동에도 개입하지 않다가 선거 직후 결과를 보지도 않고 미국으로 떠나는 등 단일화 이후 선거가 자신과 무관한듯 행동해 야권 지지자들의 성토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엔 천 대표가 이를 안 대표에게 반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야권통합이 제안된 3월2일부터 25일 현재까지 당에서 기자들에게 공지한 천 대표의 일정은 단 5개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본인의 공천심사 일정과 광주광역시 치과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를 제외하면 당 대표로서 소화한 당 일정은 여성공약발표, 박주선 최고위원 선거사무소 개소식, 공천후보 공천장 수여식 등 3건에 불과하다.
3월 동안 기자들에게 공개한 당 대표 일정 5개
천 대표측 "나름대로 비공개 일정 통해 당 내부문제 조율에 앞장"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 대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 아니냐' 등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 혼자 당 대표 하는 것 같다"며 "밖에서는 (당 외부에서는) 천 대표와 김한길 상임 선대위원장이 탈당한 줄 안다"고 말했다.
특히 안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안 대표와 천 대표 사이에 실무자들 간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천 대표에게 일정 요청이 갔다면 천 대표가 일부러 일정을 안 잡을 이유가 없다"며 "일정이라는 게 당에서 만드는 일정도 있지만 외부의 여러가지 요청에 의해서도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천 대표가 언론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을 두고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김한길 의원과 같은 전략'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켜야할 사람도 지분도 없어진 천 대표가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 책임에서 자유롭기 위해 오히려 언론노출을 최소화 시키고 자신의 선거에만 집중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 같은 당내외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천 대표 측은 "당 대표로서의 업무가 당의 얼굴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뿐만 아니라 내부의 의견과 문제를 해결·조율하는 일도 있다"며 나름대로 비공개 일정을 통해 당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 대표가 공식일정은 비었지만 수시로 비공식 일정을 통해 당 대표로서 역할을 다 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3월 한 달 동안 '수도권연대' 문제를 비롯해 여러가지 당내외적인 문제로 많은 인사들과 접촉하고 조율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당 대표로서 당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그 어느때보다 그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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