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 킥후크 한화, 올해도 선발야구 어렵나
로저스 이탈 속 개막 2경기 선발 합쳐 5이닝 못 채워
한화 이글스의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한화는 LG 트윈스와의 개막 3연에서 2패만 당했다. 1일과 2일 경기에서는 모두 연장 혈투 끝에 분패했다. 3일 경기는 우천취소 선언, 한화는 개막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올리지 못한 팀이 됐다.
당연히 순위는 꼴찌. 시즌 초반이라 큰 의미는 없다고 하지만 9년 만의 가을 야구를 꿈꾸는 한화로서는 기분이 좋을 수 없는 출발이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를 통해 특급 좌완불펜 정우람을 영입하고, 지난해 맹활약한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하는 등 전력 보강에 성공하며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LG와의 개막시리즈부터 한화는 고질적 문제를 드러냈다. 선발진의 조기강판과 불펜의 물량공세에도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를 허용하는 패턴을 반복한 것이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시즌 개막 로테이션을 건너뛴 가운데 김성근 감독의 대안은 송은범과 김재영이었다. 그러나 송은범은 지난해도 극도의 부진을 보였고, 김재영은 올해 프로에 처음 데뷔하는 신인에 불과했다.
우려한대로 초반부터 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김성근 감독 역시 이들에 큰 미련을 두지 않고 조기에 불펜진을 가동하는 특유의 벌떼야구로 돌입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투수운영은 실패로 돌아갔다.
김재영을 일찍 내리고 투입한 김용주와 장민재는 오히려 줄줄이 볼넷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필승조 권혁과 송창식이 이틀 연속 등판했고, FA로 영입된 정우람이 한화 데뷔전에서 3이닝을 소화하는 등 초반부터 적지 않은 불펜 소모전을 감수했지만 돌아온 것은 이틀 연속 연장전 끝내기 패배였다.
불펜진을 너무 일찍 가동한 탓에 예상치 못한 연장전에서는 일찌감치 바닥을 드러냈다. 필승조를 모두 소모하고 김민우와 이재우가 잇따라 끝내기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2경기에서 한화가 동원한 투수는 총 12명. LG가 오히려 한화보다 많은 14명을 투입했지만 선발진이 최소한 5이닝 이상 버텨주며 불펜진의 부담을 최소화 한 게 가장 큰 차이였다. 한화는 송은범이 3이닝, 김재영이 고작 1.2이닝으로 둘이 합쳐 채 5이닝이 되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해도 ‘퀵후크’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이었다.
정규리그는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다. 선발진의 이닝 소화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벌떼야구만으로 버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시즌 한화가 초반 분전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뒷걸음질 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