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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노동 없앤다고?' 원외정당의 이색공약들


입력 2016.04.09 07:22 수정 2016.04.09 07:24        장수연 기자

비례의석에 목 거는 원외정당 '사이다·황당 공약' 내세워

시민들 "실효성 없는 것 아니냐" vs "없는 것 보단 나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3층 대합실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용지를 건네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카톡 노동을 인권문제로 접근하는 정당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4.13 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원외정당들의 이색 공약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구 의석을 얻기가 어려운 만큼 사실상 비례대표 의석에 목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거대 정당과는 다른 참신한 공약으로 표심을 얻겠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21개 당 중 7~21번은 현역의원이 없는 원외정당이다.

창당한 지 한 달 남짓됐지만 당원 수가 3만명에 육박하는 민중연합당은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금지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은 7일 직장인들의 메카 여의도역 사거리에서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금지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IT 강국이지만 스마트기기로 변화된 노동환경에 맞는 법 제도는 없다. 카톡 노동을 인권문제로 접근하는 정당이 하나 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최근 직종을 불문하고 카톡이나 메신저 등 SNS를 통한 노동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카톡 노동'에 대한 불만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금지법'의 내용은 크게 근로기준법의 개정과 산업재해법 개정으로 구성돼 있다. 근로기준법의 개정은 근로시간의 정의를 추가해 '근로자의 임의가 아닌 사용자의 명시 또는 묵시적 지시에 해당하여 근로를 제공할 경우'를 포함시켰으며, 퇴근 후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업무지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산재법 개정은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산재유형을 적시하고 산재보상이 가능하도록 정비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톡톡 튀는 홍보메시지로 주목 받고 있는 녹색당은 동물권, 탈핵 등의 색다른 공약을 내놓았다. 타 정당들은 저성장 시대를 극복의 대상으로 설정한 반면 녹색당은 성장의 한계를 인정한 속에서 어떻게 경제적 부를 형평성 있게 나눌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당은 정책공약집을 통해 "녹색당은 다른 정치세력들이 던지지 않았던 질문, 얼마나 가져야 충분하며 모든 것을 시장을 통해 이뤄지게 하는 게 정의로운가를 두고 새로운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녹색당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공약은 '기본소득'이다. 노인, 장애인, 농어민, 청소년, 청년에게 월 40만원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에 전 연령대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일중독 사회 탈출'을 위한 노동시간을 주 35시간으로 줄이는 공약도 있다. 이밖에도 △탈핵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기본소득과 노동전환 △식량주권과 안전한 먹거리 △동물권 보장 △교육의 녹색화 △탈토건 안전사회 △한반도 비핵화 등 11대 핵심 공약을 제시했다.

기본소득과 최저임금 1만원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번 총선에 임하는 노동당도 있다. 노동당은 △연대적 노동사회로의 전환 △소득기반경제와 사회화기금으로 대안제 초보단계 구축 △전면적 완전 비례대표제를 근본개혁 3대 핵심정책으로 내세웠다. 이 중에서도 엑기스로 꼽히는 것은 연대적 노동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최저임금 1만원과 '5시 퇴근법'(주 노동시간 35시간 연장근무 5시간 상한제)이다.

이색적이기라 하기엔 다소 황당하다는 평을 받는 공약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씨가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공화당은 '성매매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자발적 성매매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며 "개인의 인격권과 관련된 내밀한 영역까지 국가가 제동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한다. 또 "사망자의 인권은 없고 살인자의 인권만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사형제도 부활' 공약도 제시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이름이 같은 또 다른 한나라당은 인당 년 1000만원의 '국민 배당금제 도입'과 예비 신랑·신부에게 각각 5000만원씩 합 1억원의 '결혼자금 지원'을 공약했다. 한나라당은 또 5연방 1체제 1국가 건설을 공약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5연방 1체제 1국가는 한·몽 연방공화국 + 한·연해주 연방공화국 + 한·북한 연방공화국 + 한·동북3성 연방공화국으로, 대한국을 건설하겠다는 주장이다.

북한 체제를 인정하자는 공약도 등장했다. 친반평화통일당은 북한 정권 지도자의 실체를 인정하고, 경제·문화·체육 분야는 1국가로 하되 완전 통일 시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을 통치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 체제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통치지역은 완전 통일 시까지 국유지·저임금·무노조를 유지하도록 하고, 북한 전역에 삼성반도체·현대자동차·포스코 등 남한의 기업이 진출해 북한인의 시장 경제 적응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늘 이색적인 공약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유권자들은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을 하지만 한편으론 '어떤 공약들은 꼭 좀 됐으면 한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걸기도 했다.

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여성은 "민중연합당에서 말하는 '카톡 노동 금지법'의 경우에는 어디까지를 노동으로 볼 것인지 선이 애매할 것 같긴 하다. 세밀하게 조항을 적어내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법안이 있었으면 근무환경이 훨씬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안모 씨는 "노동과 관련해선 법안이 없어서 문제가 되는 것보다 법안이 있어도 안 지켜져 문제인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카톡 노동, 제한 없는 연장근무 등은 법이 없어서 해도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상식이고 배려 아닌가"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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